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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淨友)', 세상 안에 살되 세속에 물들지 말라고 이르는 '깨끗한 벗'
'사는 일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변명같은 투정을
들었을까? 마중도 배웅도 없다.
'세상살이 다 그런 거야'. 무리진 잎들의 수런거림에 현혹되지 말라며 휘청이는 맘 다잡아 주는 정결한 친구가 그립다.
-매년 이맘 때 장릉숲 방죽에 가면 푸른 연잎 사이 사이로 살짜기 얼굴 내민 말간 연꽃을 마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한송이도 피지 않았다. 자연의 뜻을 가늠할 길이 없지만 돌아오는 길이 그리 많이 서운하진 않았다.
울울한
나뭇잎이 드리운 흙길을 따라 걸으니 바람에 실려오는 신선한 건초 냄새와 쓰~름 쓰~름 매미들의 장한 사랑가가 아쉬움을 달래줬기 때문이다. 숲의
변화을 기대로 품었기 때문이다. (5일 장릉 숲 연방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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