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21과 JCI KOREA-김포가 공동주최한 김포시장 후보 초청토론회가 5월 23일에 여성회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유영록(열린우리당), 강경구(한나라당), 김창집(민주당). 김동식(무소속) 네 후보가 토론에 참여하고 강윤석 씨티21편집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이 토론회를 지켜보면서 한마디로 선거문화도 많이 바뀌고 향상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과거에는 대형 집회에서 청중을 누가 많이 모으느냐가 승리의 관건이라 생각해서 버스를 대절해서 청중과 지지자들을 모았고 자기편 연사의 연설이 끝나면 무더기로 퇴장하여 상대의 힘을 빼는 작전을 쓰기도 했었다.

그런가 하면 버스를 대절해서 관광을 시키고 주연을 베풀기도 해서 누가 돈을 많이 쓰느냐, '5당3락'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었다. 그런데 모든 후보를 한자리에 모시고 서로 자신의 정견을 발표하고 검증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얼마나 훌륭한지 모르겠다.

지금은 부정선거운동을 신고하면 5억원 보상금을 받고, 향응을 받으면 50배 벌금이라는 극약처방으로 선거문화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의 김포시장 선출은 참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오랫동안 소외돼 왔고 수도권에 마지막 미개발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던 곳을 드디어 개발이라는 대명제를 가지고, 누가 이상적 웰빙도시로 만드느냐의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네 후보의 면면을 보자면, 김동식 현시장을 비롯하여 과거 도의원이었던 유영록 후보, 행정경험이 많은 강경구 후보. 치과의사이며 검단환원 운동에 앞장섰던 김창집 후보 등 누구가 시장이 돼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지역 일꾼들이다.

진행자의 변대로 “하기 좋은 말만 하고 듣기 좋은 말만 듣는 것은 토론회가 아닐 것이다. 무엇을 하겠다는 말 보다 어떻게 하겠다는 말을 듣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라는 이번 초청토론회의 취지에 공감한다.

과거에는 하늘의 별을 따올 듯이 대중을 미사여구로 현혹하고 당선되면 나몰라라는 식이었다. 즉 말의 책임이 없었다. 실현불가능한 말도 함부로 하고 되고 보자는 식으로 선거공약을 남발했었다.  그리고 상대를 비방, 인신공격, 중상모략, 허위진술 등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해서라도 상대를 쓰러뜨리고 올라서야 했다.

우리는 이 토론회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누가 사심을 버리고 이 김포도약의 새로운 역사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하는가. 그 진심을 보고 싶었다. 혹자는 미리 마음 속에 지지자를 염두에 두고 그 지지자가 그럴듯하게 잘 토론해주는 토론의 명수가 되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우리는 언행이 일치되고 소신있는 지도자를 원한다.

우리는 이렇게 검증하고 싶었다. 제일 먼저 누가 과거의 신도시 개념과 다른 새 첨단 기획도시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누가 8천만평 김포 전체를 균형있게 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어린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계층을 만족시킬 복지정책과 산업정책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도시기반 시설과 산업기반 시설, 교통과 문화공간에 대한 탁월한 정책을 가지고 있는가를 알고 싶어했다.

○ 유영록 후보 : 아무리 좋은 계획도 지도자의 의지와 추진력이 없으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그런 면에서 유영록후보는 당차고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그는 스스로 힘센 시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마 집권 여당의 힘을 염두에 둔 것 같다. 그는 신도시 5백만평 추가 조성과 지하철 계획을 공약했다. 지하철 건설은 총선 때부터 내놓은 공약이며 2005년 건설교통부 발표 사항이라고 했다.

그런데 김동식 시장은 경전철이 완전히 확정되었다고 했다. 정말 누가 말이 맞는지 아리송하다. 김창집 후보는 “이런 공약은 도지사나 대통령이 할 사항이 아니냐” 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신도시 5백만평 추가 언급은 의도는 좋을지 모르나 '어떻게 할 것인가' 구체화 계획이 아쉽고 가뜩이나 수용지 주민의 재산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법 개정을 하겠하고 했는데 대책이 좀 더 구체적이었으면 좋았겠다.

○ 강경구 후보 : 풍부한 행정경험과 소신이 뚜렷하고 흔들리지 않을 지도자적 덕목을 갖춘 것 같았다. 그는 통일대비 김포전체 개발을 염두에 두어 남북거점 도시개발과 지하철 9호선 연장, 도로 20차선계획, 지식정보사업 유치, 자족도시 건설, 악법 개정, 신도시 문제, 배·포도 수출까지 매머드 계획부터 세부 계획까지 행정가다운 그림을 그려냈다. 그러나 김포전체 개발 같은 문제는 범국가적인 목표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 김창집 후보 : 그는 분명하고 예리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어 보였다. 이것은 지도자에게 필수적인 요건이다. 그는 비현실적인 주장을 싫어했다. 실현가능한 것부터 하자는 주장이다. 그래서 교통문제에 있어 10년 후에야 이루어질 지하철을 준비하기 위해 그 전초 단계로 BRT를 주장했다. 그리고 구도심 개발, 자급자족 도시, 시멘트로 덮인 도시가 아닌 자연친화적 쾌적한 도시 구상이 좋았다.
그런데 1조8천억원 자금이 필요하다는 김포 랜드는 지방 재정으로는 버거운 계획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고 행정도시 이전에 대한 반대 견해는 지역 이기주의적인 발상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우려가 됐다.

○ 김동식 후보 : 여유가 있고 사심이 없어 보였다. 4년간 쌓은 경험으로 자신감을 얻은듯 했다. 인간이 다 만능일 수는 없다. 가구에 필요한 재료는 나무 판자면 되듯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는 솔직히 지난 4년간 지역 갈등을 시인했다. 그가 재임기간 중 가장 크게 다뤘던 사업은 신도시일 것이다. 그 신도시를 계획한 사람이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포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행정타운을 신도시 중심으로 옮기고 남부권 북부권 등 김포전체 균형발전을 시키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행정의 일관성 외에 향후 4년을 준비하는 발전된 구상이 제시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우리는 녹지 공간이 풍부하고 쾌적하고 시가지가 잘 정돈된 도시, 주거지와 상업지가 분명히 구분되어 있고 현지에서 가계를 자급하는 자족도시, 공해가 적은 도시, 외부와 접근성이 좋은 교통망을 갖춘 도시, 체육·문화·예술 공간이 잘 계획된 도시. 모든 연령층의 복지제도가 구비된 도시, 쇼핑몰과 고급의료시설이 갖추어진 도시를 원한다.

이러한 도시를 건설하려는 의지가 확고한 시장을 우리는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