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영 회장

존엄함 노년의 권리 / 공감하는 시민의식 / 연결된 세대공존 사회

매년 6월 15일은 ‘노인학대예방의 날’입니다.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멈춰 서서 생각해 보아야 할 날입니다. 과연 우리는 나이 든 이웃과 가족, 나아가 미래의 내 모습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사회를 만들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나이’에 대해 모순된 감정을 품어왔습니다. 한편으로는 존경과 지혜의 상징이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대에 뒤처진 존재, 혹은 부담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무심함이, 때로는 말없는 무관심이 노인을 향한 차별과 학대의 시작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통계청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발생하는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18,000건을 넘고 있으며, 학대 유형 중 가장 많은 것은 정서적 학대입니다. 물리적 폭력보다 무심한 말 한마디, 따돌림, 배제 등이 더 깊은 상처를 남기곤 합니다. 특히 학대의 절반 이상이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우리 모두에게 뼈아픈 질문을 던집니다.

‘노인을 공경하라’는 말은 단지 예의의 문제가 아닙니다. 존중받으면 살아가는 삶은 모든 세대가 누려야 할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존엄하게 나이 들 수 있는 사회는, 결국 나 자신과 내 가족을 위한 사회이기도 합니다.

김포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지팡이를 든 노인을 보면 조금만 더 천천히 걸어주는 일, 복지관 앞에서

나누는 인사 한마디, 스마트폰이 어려운 이웃에게 천천히 앱을 설명해주는 손길-그런 사소한 순간들이 쌓여 서로를 존중하는 도시를 만들어갑니다.

이 기고문을 통해 무언가를 당부하거나 부탁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살아가는 이 도시에서 ‘존중받는 나이듦’이라는 가치를 한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존중은 나이나 직책에 관계없이, 서로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단단하고 깊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사회가 함께 키워간다면, 우리는 분명 더 건강하고 따뜻한 김포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