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철호 청석학원 원장

성공이란 세월이 흐를수록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나를 점점 더 좋아하는 것이다.
– 짐 콜린스 –

직장에서 막 은퇴한 중년의 남자가 자신의 승용차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써두고 행복감을 만끽했다고 합니다.
Retired, 은퇴했음. No Hurry, 서두를 필요 없음. No Worry, 걱정거리 없음. No Boss, 직장 상사 없음. Free Life, 자유로운 인생.

이 남자는 이제 자신을 구속하는 것이 없어 홀가분하고 즐거웠습니다. 이 남자는 직장에서 은퇴한 뒤 아무 구속없이 살아가는 자유와 쫓기는 시간 없이 항상 여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매일 쳇바퀴같은 일상에 매여있는 직장인들 누구나 한번 쯤 꿈꾸어 본 적이 있을 법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살아가는 이 남자는 행복할까요?

저도 은퇴를 앞둔 나이가 되면서 일과 시간의 구속받지 않는 삶 사이의 선택을 언제까지 미룰 수 있을지를 가늠하고 있습니다. 먼저 은퇴해서 시간의 여유가 있는 친구들이 여행을 함께 가지고 권유할 때마다 일에 매여있는 삶의 짐을 벗어 버리고 싶은 유혹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친구에게 내 은퇴를 이야기하면 보다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제게 말합니다. 여행도 한 두 번이고, 쉬는 것도 한 달 두 달일 뿐이라며 적당한 일이 얼마나 인생에서 큰 위로가 되는지 은퇴하면서 새삼 느꼈다고 합니다.

간혹 무엇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자유로움을 허락받은 진정한 행복으로 생각하지만 세상 속의 개인은 끝없이 연결된 관계 속에서 자신을 확장하고, 자신을 확인하고 인정받으며 자신의 존재 의미를 스스로에게 증명하려고 합니다.

누구나 아내와 연인에게 사랑받는 남편과 연인으로, 직장동료와 친구에게는 믿음직한 사람으로, 제자에게는 좋은 선생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그것이 삶이라고 믿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철학자는 인간은 끝없는 인정 투쟁 속에서 삶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내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과의 관계는 내 존재를 인정받는 거울이며 그들의 신뢰에 따라 나는 세계의 확장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이 행복감을 느끼게 합니다. 내가 하는 일을 그만 두면 관계와 신뢰, 나의 확장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