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김포시에는 약 300명의 사할린 한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 시절 강제징용으로 러시아 사할린섬으로 끌려가게 되었고, 이후 귀국하지 못하고 사할린에 정착한 '제2의 이산'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 민족이다.

이에 사할린한인사랑회(대표 권기웅)는 이들에게 지역공동체 활동과 문화적 연대를 목적으로 ‘사할린 한인의 날’을 자체 제정하고 사할린 한인들에게 소속감과 정체성을 되새기는 행사를 지난 22일(목) 감정동에 있는 ‘솔로몬작은도서관’에서 개최했다.

사할린한인사랑회 후원회 창단과 함께한 이번 행사는 문화공연, 노래자랑, 강연 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이어졌다. 특히, 신바람 부부듀엣으로 활동 중인 이계옥·신택수 부부와 예술창작연구소 신현철 선생이 재능기부로 축하 공연을 선보여 참석한 사할린 한인 150여명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유쾌한 분위기 속에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는 등 화합의 장이 만들어졌다.

이어진 이봉춘 심리학박사의 특별 강연은 사할린 한인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는데, 이 박사는 “한국 사회에 정착한 사할린 동포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연결될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라고 힘을 실었다.

행사에 참석한 채신자(72) 씨는 “한국에 와서 이렇게 큰 환영을 받는 느낌은 처음이다. 오늘처럼 서로가 연결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자주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권기웅 사할린한인사랑회 대표는 “사할린 동포들을 위한 자리가 단순한 행사를 넘어, 진정한 공동체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한글학교, 외국인한마음잔치, 명절한마음잔치, 문화공연 지원, 힐링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김주영 국회의원 또한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사할린 동포 여러분의 삶이 한국 사회에서 더 존중받고 지지받기를 바란다”라며,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사할린한인사랑회가 주최하고 솔로몬작은도서관, 서울여성병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사할린한인사랑회가 준비한 ‘일일 찻집’ 모금을 통해 마련됐으며, 이 외에도 다수의 자원봉사자와 후원자가 힘을 보태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역사적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