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래동 6910번지(이마트 뒤편) 인근. 도로 양 옆에 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이 지역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중앙선을 침범할 수밖에 없다.

김포한강신도시 중심상업지구인 구래동. 최근 차량으로 이곳을 찾은 시민 300명 가량이 김포경찰서로부터 과태료와 벌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장기동에 사는 A씨는 지난해 구래동 6910번지(이마트 뒤편) 인근에서 중앙선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김포경찰서로부터 과태료 10만원과 벌점 30점이 부과된다는 통지서를 받았다.

구래동 일대는 상가가 즐비해 사람들과 차량이 늘 뒤엉켜 있는 지역이다. 여기에 택배 차량 등 임시 주정차한 차량으로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중앙선을 침범할 수밖에 없다. 또, 중앙선을 침범하지 않고 건물에 진입하려면 상가 주변을 크게 돌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A씨가 침범했다는 도로는 바로 이곳이다. 무엇보다 도로포장 자체가 아스팔트가 아닌 인도와 같은 투수블록이다. 즉, 인도와 차도의 구분도 분명하지 않은 상태이며, A씨가 적발된 당시에는 중앙선 자체가 마모돼 지워진 상태였다.

문제는 이곳에서 적발된 사례가 A씨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에서 중앙차선 침범 등 교통법규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만 300건에 달한다. 대부분 안전신문고, 국민신문고 등 공익제보에 의해서다.

자영업자들도 울상이다. 요식업을 운영하는 한 업자는 “가게를 오려면 이마트 뒤쪽으로 우회전을 수차례 해야 올 수 있어 중앙선을 넘는 차량이 상당한데, 이곳에서 딱지(과태료)를 무더기로 끊겼다는 소문이 들면서 손님이 뜸해졌다”라며 한숨을 내뱉었다.

A씨는 과태료 통지서를 받고 바로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벌금은 유예, 벌점은 인정한다는 판결을 내렸고, A씨는 다시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그리고 지난달 법원은 최종적으로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즉, 중앙선을 침범해 도로를 통행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씨는 자신과 같은 피해가 더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김포시청과 김포경찰서에 ▲일방통행 변경, ▲중앙분리대 설치 ▲실선 변경 등을 제안했다.

이에 김포시청은 시에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경찰서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며 경찰서로 책임을 미뤘으며, 경찰서 또한 아스팔트 포장 등 노면 표시를 제대로 해 둔 후 인근 상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검토해야 해야 할 것이라며 김포시가 선행해야 한다는 입장뿐이다.

A씨는 “김포시청과 김포경찰서의 안일한 태도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 시민을 범법자로 몰아가고 있다”라 꼬집으며, “공익제보가 공익으로 수행되는 게 아닌 ‘카파라치’로 전락시키는 행태다”라고 했다.

행정기관은 법령과 규정을 기반으로 국민의 요구사항을 처리하는 기관이지, 국민을 범법자로 만드는 기관이 아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김포지역의 행정기관인 김포시청과 김포경찰서는 뒷짐만 지고 있어 보인다. 그로 인해 오늘도 구래동 일대에서는 수십명, 수백명의 범법자가 양산되고 있다.

▲ 구래동 중심상업지구, 건물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상가 지역 한바퀴를 돌아야 한다.

▲ 주민들이 실선을 제안했으나 행정당국에서는 현재 받아드려지지 않고 있다.

▲ A씨가 중앙선 침범이라고 신고된 구역. 사건 당시에는 중앙선이 마모돼 지워진 상태다.

▲ 사건 후, 노란 실선이 그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