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포시의회가 제2회 추가경정예산 전체를 부결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경안이 부결됨에 따라 당장 시민 안전이 위협받게 됐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다.

김포시를 비롯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1년 단위로 예산을 짜고 이에 따라 재정을 운영한다. 그런데 한해 중 계획을 바꿀 필요가 있을 때 내는 카드가 바로 ‘추가경정예산’이다.

시의회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제257회 임시회를 개회하고 김포시 제2차 추경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그들 말에 따르면 각 상임위 위원들이 심도 높은 논의과정을 거쳤다고 주장했으나, 5일간의 일정은 부결로 매듭지었다. 행정력 낭비에, 시간 낭비 그리고 시민들의 희망 고문까지….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더 나을 뻔했다.

이에 앞서 시의회는 지난해 후반기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6개월간 허송세월로 일관하더니, 본예산 승인을 12월 31일까지 미루는 등 2025년도를 준예산으로 출발할 뻔한 아찔한 상황을 펼쳤다. 여야 간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의회의 작태는 이뿐만이 아니다. 각 상임위에 올라온 추경에 대해 상임위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예결위로 미루고, 예결위는 본회의장으로 넘겼다. 1차와 2차 추경 모두 같은 상황이었다. 시민들은 혀를 끌끌 찬다. “열심히 하겠다고 뽑아주었더니, 별 짓거리 다 한다”라고 말이다.

별 짓거리 다 하는 건 김포시도 마찬가지다. 준예산 체제를 겨우 모면하고 2025년을 활기차게 시작했으나 김병수 시장은 새해 벽두부터 직원들에게 1차 추경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3월, 시의회에서 김포시 2025년도 1차 추경안 심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시의회는 전액 삭감을 결정했다.

1차 추경이 전액 삭감되자 김병수 시장은 이틀 만에 직원들에게 2차 추경안 준비를 지시했다. 직원들이 준비하는 사업안은 뚝딱하면 나오는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직원들. 그래서일까. 2차 추경에서는 본예산에 승인된 사업이 중복으로 상정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 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지시가 아닌 닦달에 가깝다.

그리고 지난 18일, 2차 추경이 최종 부결되자 김포시는 고자질하듯 이 소식을 각 언론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민생이 더욱 힘들어지게 되었다고 보도자료를 뿌렸다. 심한 우려와 함께 말이다.

이에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2차 추경 부결은 김병수 시장과 국민의힘 때문이라 탓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했다. 그리고 김병수 시장과 국힘 의원들에게 시민 앞에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여기에 질 수 없다는 듯 여당인 국힘 의원들도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시민 예산을 정쟁도구로 전락시켰다고 핏대를 세우며 맞불을 놓았다.

시민들은 김병수 시장에게 묻는다. 부결로 인해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민생이 더욱 힘들게 되었다면, 안전이 위협받기 전에, 민생이 더욱 힘들어지기 전에 어떠한 조치라도 취하는 게 자치단체장의 역할이자 자세가 아닌가? 어떠한 형태라도 말이다.

시민들은 시의원 14명에게도 묻는다. 지난해 후반기 자리싸움으로 6개월간 제대로 일하지 않았으면서 급여는 또박또박 받고 싶냐고…. 시민 예산은 칼질하면서 연간 수억원대 시의회 예산은 챙기고 싶냐고 말이다.

또, 시민들은 김병수 시장과 14명 시의원에게 묻는다. '통하는 70도시 우리 김포'에는 시민은 없고 선출직만 있느냐고 말이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직원들의 상담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린다. 강자가 약자를 상대할 때, 혹은 갑이 을을 상대할 때 궁지로 몰면 약자는 자존감이 떨어짐과 동시에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 혹시, 지금, 직원들은 시장과 시의원들로 인해 이런 어려움을 겪지나 않는지 심히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