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없거나 지킬 수 없는 약속 해선 안돼" 신념
"도의원 4명, 예산확보 똑같은 목표와 역할에 최선"

"김포 유일의 교육위원... 민원청취, 예산 확보로 분주"
"학교장 역할과 마인드 따라 사업의 질과 양 달라져"

오세풍(吳世豊 1978년생) 도의원은 40대 정치 신인이다. 대학 때 사회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과학과 수학 강사로 15년 간 현업을 뛰었다. 아내를 만나 2004년 결혼하면서 정착한 곳이 바로 이곳 김포다.        
"사회생활을 입시학원에서 시작했어요. 아이들 가르치는 일부터요. 과학을 가르치다 다시 전공인 사회를 가르치는데 해보니까 희한하게 과학이 더 편하더라고요. 과학을 쭉 하다가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학으로 전과를 했죠."

자신이 정치를 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던 40대 가장은 의외의 계기를 만난다. "강사 생활은 패턴이 똑같아요. '시험 네 번 치면 일 년 간다' 이런 식이었거든요. 그러니까 맨날 선행하고 시험 보고 시험 보면 또 다음 거 준비하고 이렇게 하면 일 년이 가니까요. 지루했어요. 그런데 2018년에 황성석 현 시의원님이 도의원 출마를 했습니다. 같은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인연인데 제게 '선거사무장을 맡아달라. 도와달라'고 하셨죠. 제가 학원 강사고 아무래도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니까요. 처음엔 '선거나 정치를 잘 모르는데 괜찮겠냐'고 반문했죠. 당시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선거 분위기도 안 좋았어요. 또 제가 학원 생활만 했기 때문에 인맥이 넓지도 않았고요."

황 의원은 첫 선거에서 낙선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도 선거사무장은 나름의 활동을 이어갔다. "선거 뒤부터 여러 단체들에서 활동을 한 것 같아요. 사무장을 하면 여러 사람을 소개 받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여기 활동 좀 해. 가입 좀 해' 그런 요청들이 많아요. 이분이 (선거에) 또 나올 거라 생각을 해서 '도와줘야지. 도와줄 수 있어' 이런 마음을 먹었죠. 그래서 단체 활동들을 시작했어요. 미안한 마음이 있었거든요."

40대 가장은 학원 강의를 뛰면서 여러 단체에서 활동을 이어갔다. 시간이 남을 때면 아침이든 오후든 저녁이든 다양한 아르바이트도 병행했다. "정말 열심히 했어요. 단체 활동이든 돈 버는 거든. 빈틈이 있는 시간이 싫었거든요. 근데 몸이 망가지더라고요. 나중에 허리 디스크가 왔죠."

그러던 어느날 황 의원이 "출마를 준비한다"고 했다. 2022년 지방선거가 다가온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도 선택의 시간이 왔다. "황 의원님이 '당신도 (출마를) 생각해봐라' 하시더라고요.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중요한 선택이었고 고민을 하다가 와이프한테 얘기했죠. 어떻게 생각하냐고. 그런데 그러더라고요. '당신이 하고 싶으면 해라. 할 수 있을 거 같으면 해라.' 안 된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어요. 그래서 결정을 했죠. 출마하기로. 두 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었어요."

당시 선거는 여당에 유리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뒤 치러지는 선거였고 그 여세가 지속됐다. 여당후보는 "힘 있는 여당"만 외치고 다녀도 선거운동이 됐다. 더욱이 김포는 서울지하철 5호선, 서부권광역급행철도, GTX-D 등 막연하지만 정부의 의지와 입김을 갈구하던 때다. 반면 경선 후유증 여파로 대선에 패배한 야당 지지자들은 대거 투표를 외면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 김포는 도의원 4석 중 3석을 여당이 가져갔다.

오 의원의 상임위는 교육행정위원회다. "초선이잖아요. 나머지 세 분 선배님들은 시의원도 하시고 도의원 재선이신 분들도 있고요. 전반기에는 교육기획위원회에 있었어요. 후반기에는 교육행정위로 갔죠. 이기형 의원님도 교육위를 4년 동안 하셨어요. 다들 김포가 교통과 교육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상대적으로 젊으니까 교육위를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들 하셨죠. 김시용 의원님도 항상 '김포에는 그래도 교육위원이 한 명은 있어야 된다. 좀 메인이 되는 상임위를 들어가는 게 맞지 않겠냐'고 하셨죠."

의정활동 성과를 묻는 질문에 오 의원은 아쉬움부터 꺼냈다. "좀 뭐랄까 아쉬운 성과가 있어요. 제가 공약으로 장기운양학군에 그러니까 복지시설 부지에 중학교 설립을 하겠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워낙 (중학교) 배치 때문에 민원이 많았던 지역이거든요. 저희 아이 때도 느낀 게 뭐냐면 큰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그러니까 한 5년 이상 (근처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저는 아이가 가까운 중학교로 배정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큰아이부터 배정에서 좀 멀리 가게 됐어요. 바로 옆에 중학교로 대부분이 갔지만 그때 가까운 학교에 못가는 80명에 껴서 조금 먼 중학교로 갔어요. 애가 아침에 좀 걸어야 되는 거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우리 주변 아이들이 계속 가까운 중학교에 못 가는 경우가 많다는 민원이 있었어요. 멀리 가야 되는 상황인데 등하교가 어려워요. 차편이 없으니까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태워줘야 돼요. 마을버스가 그나마 나중에 생겼는데 그것도 아침에 학생들로 꽉 차요. 주민들 불만이 많으셨고 중학교 신설을 공약했는데 고등학교로 설립 계획이 바뀌었어요." 가칭 장기1고는 지난해 경기도교육재정투자심사의 고등학교 단독 설립 추진 의견에 따라 중·고 통합 운영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설립 계획이 변경됐다.

"(과밀학급이) 자연 해소되고 있어요. 이제 점점 줄어들고 있죠. 고등학교는 과밀이니까 어디에 부지만 있으면 세울 수 있어요. 그런데 중학교는 수치상 설립 요건이 안 나오는 거에요. 계속 중학교를 고집할 상황이 아니었어요. 시기를 놓치면 학교 신설 기회 자체가 없어지니까요. 그래서 다른 의원님들과 상의해서 중고 통합학교를 신청했죠. 결국 고등학교 신설로 결론이 났고요."

오 의원도 다른 도의원들과 마찬가지로 국회의원들의 도지사 특조금 공치사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그냥 행안부나 교육부에 밖에 가서. '우리 김포에 좀 주세요.' 이렇게 소리 한 번 질렀다고 '저도 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럴 순 없죠. 도지사 특별조정교부금에 대해 국회의원님들이 보도자료를 내고  현수막을 거시는데 사실 시민들은 그런 걸 잘 모르시죠. 또 '내가 했다' 그렇게 안하고 '경축', '축하' 그러시니까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요. 좋게 보려고는 하는데 그래도 좀 그렇습니다."

또한 그는 선거 당시 대표공약을 4개 정도만 걸었다. "신도시 과밀학급 개선을 위한 중학교 신설, 라베니체 문화의 거리, 어린이집 예산 지원 이런 것을 공약했어요. 제가 종합병원이나 국제공항 유치 같은 국회의원, 시장이나 할 일을 한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능력 자체가 뛰어나서 10개, 20개를 하실 수 있는 분도 있겠지만 할 수 없거나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해서는 안 되죠."

이 때 인터뷰를 듣고 있던 이기형 도의원이 말을 거들었다. "물 새는 학교 예산 안 세워진 거 먼저 하게끔 조정해 주고 위험 시설이 있는 학교 예산 지원해주고 그런 거 왜 얘기 안 해요. 교육환경 개선사업들. 학부모 단체 애로사항 청취하고 진짜 시급성 있는 학교 위주로 다 추진해 줬잖아요." 하지만 오 의원은 "그건 교육위원이니까 당연히 하는 거지 따로 내세울 건 아닌 거 같다"고 했다.

오 의원은 시간이 날 때마다 학교에 연락해 민원 청취를 다닌다. 신도시가 지역구지만 4명의 도의원 중 유일한 교육위원이어서 관내 학교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 "확실히 저희 지역은 신도시 안에 있어서인지 그렇게 시설 개선 민원이 많지는 않아요. 아직까지는 큰 공사가 없죠. 심하게 노후화가 되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아무래도 5개읍면 쪽에는 오래된 학교가 많다 보니까 좀 긴급하면서도 큰 사업들이 많아요. 현관문 교체, 창틀 교체, 벽면 교체, 수리 도색 이런 것들이 많은 편이고 신도시 안에는 가끔 큰 예산이 들어가면 과학실을 새로 꾸미고 싶다 그런 민원이 있죠. 그런데 예산은 한정되어 있고 약간 영업력(?)이 있는 교장선생님 같은 경우는 저를 부르시죠."

이 대목에서 오 의원은 학교장의 역할과 마인드가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보통 일 년에 상반기 하반기에 사업 한두 개 정도 하면 많이 했다고 생각하시는 학교도 있는 반면에 두 곳의 초등학교는 큰 사업부터 해서 일 년에 한 네다섯 개씩 사업을 해요. 시설개선이나 체육관 준공을요. 그리고 지금도 계속 무언가 필요하다며 사업을 하죠. 학교마다 교장 선생님의 마인드에 따라 사업의 질과 양이 달라요."

사업 추진에 있어서 "교장 선생님과 행정실장님이 잘 맞아야 된다"는 오 의원. "왜냐하면 교장 선생님은 사업을 하고 싶어도 실장님의 경우 계약도 해야 되고 사고나면 또 중대재해처벌법도 걸리고 그러다보니까 싫어하실 수 있어요. 그렇다고 교장 선생님이 강압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서로 마음이 동의해서 같이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해요."

오 의원은 학교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인상 깊은 교장 선생님 이야길 꺼냈다. "학교에 가면 그분이 딱 그러세요.    '저희가 그동안 이만큼 이렇게 했습니다. 저희 앞으로 이제 뭐가 또 필요합니다' 그러시던 분이 었는데 다른 학교로 가셨어요."

이어 교육위원으로 겪은 사례도 들려줬다. "경기도의 어느 학교인데 퇴임을 앞둔 교장님 오셨나 봐요. 다른 의원님이 '이런 이런 사업을 접수 받은 게 있는데 학교에서 계속 신청을 안 하신다'는 기에요. 그래서 상임위에서 그 의원님이 어느 학교를 막 질책한 적이 있어요. 학교가 쓰러지려고 하는데도 신청을 안한다는 거죠. 지하실을 가면 거기 시설 관리하시는 분이 위험해서 기둥을 세워놨어요. 그 정도인데도 신청을 안 해서 '사업 신청해서 빨리 수리하라'고 그랬는데도 신청을 안 했다는 거에요. 그런 경우도 있어요."

고충도 토로했다. "도와드릴 게 없을까 전화를 드리면 가끔 귀찮다는 투로 '오지 말라'는 학교도 있어요. 반면 어떤 학교는 의전 이런 게 아니라 정말 학교에 뭐가 필요한지 미리 작성해서 딱 제시를 하세요. 준비해서 설명을 해주시죠. '저희 학교가 몇 년도에 개교했고 필요한 현안 사업이 이런 이런 거다' 말씀을 해주시죠. 그럼 아무래도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지금은 적응이 되서  반응이 좀 냉랭하시면 빨리 인사만 드리고 나오죠. 굳이 불편하게 해드릴 필요는 없으니까요."

오 의원은 신도시 주민으로 또 학부형으로 김포의 교통문제에 대해 고민이 깊다. "학부모님들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만나면 역시 다들 불편한 게 교통입니다. 서울처럼 교통편이 많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원하는 대로 다 가면 좋잖아요. 특히 아쉬운 게 라베니체거든요. 라베니체랑 구례동에 가는 거랑 차이가 엄청나요. 우리 애들만해도 구래동에 가서 놀아요. 왜냐하면 전철 타고 내리는 순간 구래동 앞에 문화의거리가 펼쳐져 있잖아요. 식당도 있고 뭐 있고 많잖아요. 라베니체는 한참 부흥을 꿈꾸다가 쇠퇴하고 지금 임대 문의가 많이 붙어 있죠. 그런데 만약에 버스나 전철로 바로 앞에 내려서 그냥 연결만 됐더라면 지금 같지는 않았을 거에요. 신도시에사는데 차가 없으면 어디를 못 가죠. 저녁 약속이 있어서 차를 놓고 약속 장소로 가려면 불편해요. 내려서 한참 걸어가야 되고. 그래서 외지에서 이사 오시면 차 없으면 못 다녀요. 그래서 신도시도 대중교통 문제가 핵심이에요. 풍무역세권도 하고 앞으로 콤팩트시티도 개발하려고 하는데 교통 문제가 더 심해질 거예요. 무조건 아파트만 지어서는 큰일입니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대비해야 해요."

그러면서 주민들이 갈 만한 앵커 시설과 상권 활성화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자영업하시는 분들이 제일 많이 말씀하시는데 김포는 토요일이 특이하다는 거에요. 토요일이 되면 사람들이 없어져요. 원래 토요일에 더 장사가 잘 돼야 되는데 싹 빠져나간다는 거에요. 갈 데가 없으니까 놀러 다른 데로 나가시는 거죠. 그리고 일요일에는 보통 시켜 드신대요. 힘드니까요. 그냥 배달 음식을 시키는 패턴이라는 거죠. 피자집 사장님도 그러더라고요. '김포는 신기한 게 토요일은 주문이 없고 일요일에 좀 늘어 난다.' 그래서 갈 만한 곳이 없으면 상권과 지역경제에도 문제가 큽니다. 그래서 그 부분도 고민거리에요."

정치로 이야기를 넘기려하자 말을 삼가는 오 의원. 하지만 이런 말을 남겼다. "경기도의회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대립할 때가 있어요. 그거는 정당 색깔이 달라서 대립하는 거고 그런 상황을 서로 이해해줍니다. 그런 일이 있다고 여기 사무실에서 '당신은 민주당이니까 이번에 싸운 거 니네가 잘못한 거야' 이렇게 안 해요. 그건 정치적인 부분인 거고 함께 경기도 예산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는 건 똑 같거든요. 같은 목표가 있는 거죠. 각자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싶어요. 싸움 같은 거 말고요."

씨티21뉴스·중부데일리 공동인터뷰 / 대담·정리 = 최구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