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도 나만큼 생각하면 나같은 업적을 이룰 수 있다. -- 뉴턴 --

▲ 최철호 청석학원 원장

모든 인간은 살아있는 동안 시간에 예속되어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잃어버리는 정신적 무중력 상태에서 인간은 천재성을 나타내곤 한다고 합니다. 뉴턴의 대부분의 업적은 유럽 전역에 번진 페스트의 창궐로 그가 근무하던 캠브리지 대학이 폐쇄되어 고향 시골집에서 2년간 칩거할 때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몰입은 영어로 flow 혹은 engagement 라고 합니다. 몰입(flow)을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이름 붙인 학자는 칙센트미하이라는 긍정심리학자입니다. 긍정심리학의 행복한 삶의 5가지 요소는 긍정적 감정(Positive Emotion), 몰입(Engagement, Flow), 관계(Relationships), 의미(Meaning), 성취(Accomplishment)로 영문자 첫 자를 따서 ‘PERMA’라고 부릅니다.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몰입을 들고 있습니다. 그는 의도적으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그의 저서 『몰입』에서는 일상에서 몰입하는 습관을 통해 행복감을 맛보는 방법과 삶 전체를 몰입의 형태로 바꿀 수 있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자주 몰입을 경험하는 원리는 놀이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재미에 빠져서 시간과 자아를 잃어버리고

평화로운 상태에 머무르는 것을 몰입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몰입한 상태에서는 행복감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고 몰입을 통해 성취를 되돌아볼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따뜻한 햇살 아래 졸음의 상태가 주는 행복감은 행복의 조건이 외부적 영향에 의해서 좌우되지만 몰입을 통한 성취감 후의 행복감은 스스로의 정신상태를 제어함으로써 생긴 현상으로 외부 조건에 의한 편안함과는 질적으로 다른 행복감이라고 말합니다.

개인의 의식은 연극무대 같다고 합니다. 외부 자극의 정도에 따라 그 무대에 등장하고 장기 기억으로 생중계되어 기억으로 남게 된다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은 그 무대를 다른 자극에 빼앗기지 않고 그 생각을 머무르게 하는 것입니다. 뇌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보통 50시간 정도 계속해서 생각하면 대부분의 난제를 해결하는 최고의 생각이 나타나게 된다고 합니다.

흔히 몰입하는 습관을 기르는 방법의 하나로 독서를 예로 드는데 실제로 독서를 할 때 불안하고 걱정스런 무작위적인 관념들이 우리의 뇌를 계속 자극하게 되면 집중을 방해받게 됩니다. 실제로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불안들은 집중할 때 나타나는 도파민에 의해 의식의 평형을 이루게 되어 치유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매일 매일의 바쁜 일정과 빠른 결과를 기다리는 점점 빨라지는 삶의 자극들 속에서 사람들은 눈으로 자극되는 영상매체나 자극적인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런 상태를 디지털 치매 상태라고 합니다. 이런 상태 속에서는 몰입의 습관을 잃게 되고 개인의 능력이 최고 상태로 나타낼 수 없게 됩니다.

스피브 잡스가 아이폰을 개발할 당시 회사 내에 “프로젝트 퍼플” 팀을 비밀리에 가동되었다고 합니다. 6개월간 가동되었다고 하는데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기존 아이폰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문제에만 몰입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2007년 출시된 새로운 아이폰은 기존의 폰이 가진 기능을 뛰어넘는 새로운 지평의 아이폰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이런 ‘팀’을 운영하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근로기준법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새로운 문명은 인간의 몰입에 의한 산물들입니다. 그런 현대 문명속에서 몰입하는 습관없이 살아가면 그런 문명의 이기에게 끌려다니거나 매여서 살아가게 됩니다. 몰입하는 능력을 가져야만 그런 문명 속에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꿈은 오르막이고 습관은 내리막이다”란 말이 있습니다. 내리막은 엔트로피 법칙처럼 편안한 길입니다. 편안함을 추구하다 보면 그것이 습관이 되고 자신의 꿈으로부터 멀어집니다.

성공한 사람의 예는 등산과 같습니다. 정상을 오른 사람의 뇌는 고통의 총량과 쾌감을 가져오는 도파민의 총량을 기억하게 됩니다. 그 습관이 자꾸 산을 오르게 합니다.

몰입을 통한 성공은 ‘최고의 나’를 만들어 줍니다. 그런 성취는 크게 기념하고 스스로에게 장려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런 성공 습관을 기억함으로써 몰입의 기쁨을 잊지 않게 스스로에게 각인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오르막의 경험이 행복감과 함께 능동적인 도전을 만들어 줍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만 세상에서 만나는 일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무관하게 운명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을 행복으로 만들기 보다는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하게 만들어서 행복해지는 게 더 쉬울 것 같습니다. 칙센트미하이는 이 대목에서 니이체의 ‘운명애’를 들고 있습니다. 운명적 공동체 안에서의 관계와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 사랑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