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부터 '한강 하구 습지보호지역'을 추진해온 환경부는 이 일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최종 지정·고시하고, 앞으로 관련예산을 확보해 사유지를 매입, 생태탐방시설을 확충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지정범위는 김포대교 남단 신곡수중보에서 강화군 송화면 숭뢰리 사이의 수면부가 포함된 하천 제방과 철책선 안쪽이다. 이는 기존 10개 관리 지역을 합친 면적(45.861㎢)보다 1.3배 더 큰 것으로 지금까지 환경부가 지정한 내륙습지 보호지역 가운데 최대 규모이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서는 ▲하천 골재 채취 및 어로행위 ▲건축물 신·증설 ▲토지형질 변경 등 행위가 일절 금지된다. 또 재난방지나 안보 등 공익·군사적 목적의 개발계획도 사전에 환경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강하구는 수도권 지역에 인접해 있어 인근 주민들의 생태체험이나 정서함양에 큰 도움이 될 특별한 지역"이라며 "오는 6월부터 생태체험이나 생물 다양성 보전방안 등이 포함된 계획수립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생태계가 우수한 일부 지역을 람사습지로 등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장기적으로 비무장지대(DMZ)와 연계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을 추진하는 등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을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생태관광의 명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IE)가 최근 발표한 '지속 가능한 하구역 관리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기준으로 한강 하구의 가치는 연간 7,3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평가에는 수산물 생산이나 수질정화 기능은 물론 여가나 심미적인 안정감에 기여하는 기능이 포함됐으며, 후세대에 물려주었을 때 유산으로서의 가치도 고려됐다.

또한, 바닷물이 거슬러 오는 것을 막기 위한 하구둑이 설치되지 않은 유일한 하구인 한강하구는 동아시아·호주를 오가는 재두루미 등 멸종위기 철새가 중간 기착하는 곳으로 2002년에는 108종, 8만2000여 개체의 철새가 관찰되기도 했다.

더욱이 한강 하구엔 저어새와 흰꼬리수리, 매, 검독수리 등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1급 생물이 서식하고 있고, 범부채나 매화노루밥풀과 같은 특이생물이 자생한다.

KEI 는 보고서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서식지 보호와 황해생태계 유지를 위해 한강 하구를 지속적 핵심관리지역으로 선정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