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정착금은 사업시행자가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지 아니하거나 이주대책대상자가 이주정착지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경우에 지급하는 것으로(토지보상법 시행령 제41조), 이주정착금은 보상대상인 주거용 건축물에 대한 평가액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하되, 그 금액이 5백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5백만원으로 하고, 1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1천만원으로 한다(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53조 제2항). 물론 이주대책의 대상에서 제외된 자에게는 이주정착금을 지급할 수 없다.

사업시행자는 이주대책대상자가 다음의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즉 ①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지 아니하는 경우 또는 ②이주대책대상자가 이주정착지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이주정착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이주대책을 수립 ․ 실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해석이 문제가 된다. 이 규정의 전신인 공특법 제6조의 2가 규정한 바와 같이 이주대책을 수립·시행할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공익사업시행지구의 인근에 택지 조성에 적합한 토지가 없는 경우와 이주대책에 필요한 비용이 당해 공익사업의 본래의 목적을 위한 소요비용을 초과하는 등 이주대책의 수립·실시로 인하여 당해 공익사업의 시행이 사실상 곤란하게 되는 경우)와 이주정착지에 이주를 희망하는 자가 10호 미만이어서 이주대책을 수립·실시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위와 같이 부득이한 사유도 없고 이주희망자도 10호 이상이어서 이주대책 수립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도 사업시행자의 재량으로 이주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이주정착금을 지급할 수 있는가가 문제될 수 있다.

이전 공특법 제8조 제1항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주대책을 수립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음에 반하여 현행 토지보상법 제78조 제1항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주정착금의 지급에 관하여 이전 공특법 시행령이 ‘이주대책을 수립·시행할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 또는 이주대책대상자중 이주정착지로 이주를 희망하는 자가 10호 미만인 경우’로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였음에 반하여, 현행 토지보상법은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지 아니하는 경우’로 마치 사업시행자에게 이주대책을 수립하지 않을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처럼 규정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조문 개정의 변천을 감안하면 이주대책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시행자의 재량으로 ‘이주대책의 수립·실시’ 또는 ‘이주정착금의 지급’ 중 하나를 선택하여 수행하면 되는 것으로 문언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의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토지보상법 시행령 제40조 제2항이 이주대책을 수립하지 않을 수 있는 부득이한 사유를 규정한 입법취지를 고려하고, 사업시행자가 이주대책을 수립하여야 하는 의무를 얼마 되지 않는 이주정착금의 지급으로 침탈하는 결과를 막아야 한다는 정책적 필요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해석은 취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입법론적으로는 실무적인 시행착오를 막기 위하여 보다 명확한 규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