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대학이 평생교육원을 건립한다며 매입한 고촌면 신곡리 1008-9번지 일대 10필지 4,500여평 농지가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을 위반한 채 학교시설용지로의 전환이 추진돼 특혜 시비와 함께 땅투기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김포신도시 예정지 발표 후 시내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8월, 학교는 교비 81억원을 들여 이 부지를 매입, 10월 분교 형식의 '평생교육원' 설립 용도로의 사업계획서를 시에 제출했다. 시는 올해 2월 중남부도시계획정비를 마무리하면서 학교시설용지로 입안, 두차례 공람을 마쳤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의 <사립전문대학 및 법인의 예산편성 및 재정운용 유의사항 지침>은 '학교 법인은 교비의 '평생(사회)교육원 부지 및 부설유치원 시설, 산업위탁시설의 매입비 계상을 금지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2003년 전체 학교 예산액 200억원의 10%인 20억원과 적립금의 40% 이내인 61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안다"고 말해 학교가 재단 출자금이 아닌 교비로 평생(사회)교육원 부지를 매입한 사실을 시인했다.

더우기 이 땅은 공람 당시는 물론 매입 1년이 다 되가는 현재까지 등기 이전이 되지 않은 상태. 지침은 관련 조항에 '교육용기본재산 취득시 이전 승인을 받지 않은 토지는 매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명의 이전도 되지 않은 땅을 시설용지로 지정한 시는 학교의 불법을 부추기고 특혜를 제공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시는 다만 "학교시설용지 전환시 지주 동의가 없이도 가능하다"는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가 도시계획을 입안해 토지용도를 정하고 공람을 마친 것을 관행적인 지주 동의로 볼 수 있다"는 해석과 함께 "실질 소유주를 입증할 매매 당사자 간 이면 계약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학교 관계자는 "법인 명의로 농지를 매입할 수 없어 발생한 부득이한 절차상의 문제였다"고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회계의 투명성만은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절차상의 문제가 제기되자 시는 경기도에 승인 요청을 유보하고 있다.
시는 덧붙여 "자연녹지내에서의 건축물 용적율을 반영해 볼 때 4층 건물 한 개동과 주차장 부지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검토 의견을 밝혀 '학교시설용지'로서의 규모 자체에도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시는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이 부지 일대를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어 오히려 학교가 주변 땅을 더 매입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이에 대해 "매입의 주체가 적법한 대상이 아니었다면 동기야 어떻든 투기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불거진 김포대학의 토지 매입 건은 잔금까지 치르고 토지 사용승락서를 받았으나, 신도시 특수를 의식한 지주가 등기 이전에 동의하지 않아 법정 분쟁으로 비화된 김포외국어고등학교 설립의 난맥상에 비춰 볼 때, 사안이 마무리되더라도 유사한 허가 절차상의 문제도 예견된다.

김포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26일 '이사회의 파행 운영'과 '교비 전용'을 문제 삼아 이사장, 학장을 포함한 이사 7명을 사립학교법위반 협의로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고발한 상태여서 검찰 조사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