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전국회의원의 한나라당 시장후보 영입설은 정치의 가장 원초적인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당내의 역학구조. 바로 김동식 시장과 한나라당, 김 시장과 유정복 국회의원의 역(力)관계다.

비록 유 의원 측에서 영입설 자체를 부인하고 있고 박 전의원도 뚜렷한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당 일각에서 현 시장과의 '오월동주'를 청산하기 위해 제시된 고심의 카드라고 해석하는데 별다른 이견은 없을 것이다.

박 전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해 출마를 결정한다면 유 의원으로서는 미래의 정적을 제거키 위한 가장 강력한 대항마를 얻는 동시에 후보 공천의 고민을 해결하면서 당의 잡음까지 일소하는, 일석이조를 노릴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 "용퇴"의 찬사를 받았던 박 전의원의 풍부한 행정 경험을 고려한다는 명분도 살리고, 박 전의원과 껄끄러웠던 과거의 관계를 먼저 개선했다는 이미지 고양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무소속 출마 의중까지 내비치며 난립 성향을 보이고 있는 예비후보군을 상대로 은연 중에 자신감을 피력했던 김 시장이지만 박 전의원이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미 '공공의 적'으로 몰려 있는 당내 입지는 더욱 좁아져 고립무원한 선거전을 치를 수밖에 없다. 무소속 출마를 불사한다 해도 이슈 논쟁에서 경전철 도입 공약과 대척점에 서 있는 박 전의원의 서울지하철 건설 실무 경험은 전략적으로 심각한 위협이다.

한편, 타당 예비후보들에게도 박 전의원의 출마는 큰 부담. 박 전의원은 유영록 열린우리당 전김포시당원협의회장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정치적 스승'이며, 김창집 21세기연구소이사장에게는 인척 관계에 있는 '가내의 어른'이다.

결과적으로 박 전의원의 출마는 유력 후보들을 모조리 딜레마에 빠뜨릴 정도로 선거 판도를 뒤흔드는 메가톤급 재료다. 태풍의 눈이 현실로 등장할지, 찻잔 속의 해프닝으로 그칠지, 박 전의원의 전도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