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정부의 150여만평 김포신도시 축소 발표 이후 한달 남짓 김포시는 전례에 없는 공황 상태에 빠져 들었다. 장밋빛 미래에 대한 희망이 불투명 해졌고, 기대를 걸었던 만큼 감내해 왔던 각종 경제 규제들이 무거운 족쇄가 돼 발을 무겁게 하고 있다.

신도시 반대투쟁에 나섰던 해당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다수의 시민들까지 정부의 신뢰할 수 없는 말바꾸기를 성토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김포시는 정부가 내놓은 경전철과 도시고속도로 건설안에 매몰돼 축소된 신도시를 원안대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시민 대다수가 피해 의식에 젖어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김포시의 태도는 이해할 수가 없다. 행정이 지극히 아마츄어적이고 즉흥적이다. "정부정책을 하급기관인 지자체가 어떻게 거부하느냐"하는 시장의 항변은 더이상 변명이 될 수 없다.

150만평 신도시의 수용이 김포시의 발전에 절대적으로 옳다는 판단이 섰다고 하자. 문제는 현 시점에서 시의 구상을 이해시키는 프로세스와 설득의 리더십이 부재한다는 것이다.

각계 언로를 통해 쏟아지는 시민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한 예가 있는가. 경전철이 어떻게 김포시 장기 발전에 부합되는지 제대로 시민들에게 이해를 구한 적이 있는가. 경전철과 고속도로만 놓으면 도시계획이 끝나는가.

현대의 리더십은 권위나 직책, 실력 보다도 의사소통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조직 형태가 분권화, 수평화되고,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인 변인이 다층화되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무엇보다 중시되고 있다. 바로 '실질적 리더십'이다.

리더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철학이 있어도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다면 조직은 내부 통제력과 외부 대응력을 잃게 된다. 신도시 문제에 대처하는 작금의 김포시는 형식적 리더십만 있지 실질적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인 것 처럼 보인다. 실질적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하면 조직은 필연적으로 독재로 퇴행한다.

현 지방자치제의 모순을 백번 인정한다고 해도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의 리더십이 어디에 기초해야 하는지는 명확하다. 리더로서의 자리와 권한을 가능케 하는 것이 무엇이며, 원천은 어디에 있는지, 지도자라면 이 근본적인 물음에 다시 천착해야 한다.

김포시의 지도자는, 김포시의 미래를 시민이 '인정하는 방향'으로 이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