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기초단위 지방의회 구성을 위한 선거구 획정은 중대선거구제를 큰 틀로 진행돼 왔는데 이는 하나의 선거구에서 3인 이상의 의원을 뽑을 수 있어 지역에 뿌리를 둔 개혁적인 시민사회 및 정치 세력의 의회 진입을 촉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5. 31 동시지방선거의 김포시 기초의회의 선거구획정을 보면 그야말로 김포 게리맨더링이다. 경기도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경기도선거구획정위원회는 ‘경기도시·군의회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 정수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의결하였는데 김포시의 경우 4인 선거구로 예정됐던 시의원 ‘가 선거구(고촌면·사우동·풍무동·김포1동·김포2동)는 ‘가 선거구(고촌면·사우동·풍무동) 2인, ‘나’선거구(김포1동·김포2동)2인으로 분할되었다. 이번 김포시선거구획정에 대하여 경기도선거구획정위원회는 명백하고 객관적인 분할 사유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공직선거법 26조 4항에는 '하나의 시도의원 지역구에서 4인 이상의 자치구·시·군 의원을 선출하는 때에는 2개 이상의 지역선거구로 분할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 자구를 경기도선거구획정위원회는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임의로 분할한 것이다. 혹자는 당초 4인선거구를 2인선거구를 나눈 것에 불과하고 전체 의원수(4인)에는 변함이 없다고 할지 모르나, 당초 고촌면·사우동·풍무동·김포1동·김포2동을 한 선거구로 묶어 4인을 선출하는 경우와 가. 나 2개의 선거구로 나누고 각 선거구에서 2인씩 선출하여 모두 4인을 선출하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광주광역시의 경우는 4인 선출 선거구가 조례 개정과정에서 분할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개혁세력을 자임하는 열린우리당은 자신의 지지세가 높은 지역에서는 2인 선출 선거구를, 부산과 같이 약한 곳에서는 4인 선출 선거구를 고집하는 등 철저히 당리당략적으로 선거구획정을 하는 정당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한나라당 또한 현재 누리고 있는 지자체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2인 선거구제를 관철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경기도의 경우 시·도의회 의원 대부분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정당 소속 의원들이다. 따라서 거대 양대 정당이 선거구별로 동반(1, 2위당선) 당선을 위해 4인 선출 선거구를 유리하게 2인 선출 선거구로 분할한 것이다. 이는 중대선거구제의 입법취지를 무색케 할 뿐 아니라 소수정당을 배제하고 지방의회를 자신들만의 수중에 묶어두자는 기득권의 일종이다.

이와 같이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법조차 무시해버리는 기존 정치세력들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참으로 난감하다. 김포시 선거구획정은 김포시민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김포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모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김포시의회 선거구획정은 새로운 쿠데타이자 게리맨더링이다.

그동안 열린우리당은 '지역주의 극복',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과제를 계속 제기해 왔다. 더 나아가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주의, 지역불균형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면서 한나라당에 '연정'까지 제안했고 만일 그것이 어렵다면 선거제도만이라도 개정해 이들 문제를 극복하자고 수차례 강조하였는데 그렇다면 이는 국민을 기망한 것인가.

김포시의회는 지난해 11월 9일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구 및 의원정수가 발표되자 “우리시의회 의원 모두는 '의원직 사직 불사'라는 비장한 각오로 올바른 지방자치를 세우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했다, 시의원들이 그동안 의원직을 걸고서라도 이기적인 국회에 대항한 것은 십여년간 피땀 흘려 일구어 온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충정이었다”며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그 이후 선거구가 분할되는 선거구획정이 이루어지자 모두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런 말이 없다. 그들의 말대로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충정어린 김포시의원(?)’은 이번 김포시선거구획정에 대하여 왜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가. 그러나 우리 김포시민은 그 이유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김포시의원들은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