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이 30일 장기지구 개발 시행사인 토지공사에 경기도가 부과한 광역교통시설부담금 160억원을 신도시 면적 확대 이유를 들어 취소 처분, 정책 변화에 따른 공기업과 광역자치단체의 희비가 갈렸다.

문제의 부담금은 26만평 장기지구 택지개발계획에 포함된 샘재사거리~장기지구(6차선, 1.2km) 도로와 월드아파트~장기지구(6차선, 600m) 도로 2개 노선에 부과됐으나, 법원은 "김포신도시의 면적 확대에 따라 재조정될 사안"이라며 부담금 무효 소송을 제기한 토공의 손을 들어줬다.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은 사업자가 택지개발시 유발 교통량을 감안해 기간도로망 이용 분담의 성격으로 승인 광역단체에 납부토록 돼 있다. 이 부담금의 50%는 광역단체의 재원으로 귀속되고 나머지 50%는 관할 기초단체의 해당 도로 개설비로 재지원된다.

따라서 토공은 160억원의 절반인 80억원을 '절약'했고 경기도는 80억원을 '손해'본 셈이 됐다. 물론 부담금은 분양가에 포함돼 입주민의 몫으로 충당되기는 하나, 취소 판결로 장기지구 분양가가 그만큼 떨어질지는 미지수다.

월드~장기지구 노선은 취소 판결 이전에도 한차례 감액 조정된 바 있다. 경기도가 지난 2004년 3월 개발계획을 승인하면서 두 노선에 부과한 광역교통개선부담금은 219억원.

토공은 2004년 6월 건설교통부 행정심판위원회에 월드~장기지구 600m 확장 구간은 "입주민 뿐 아니라 52%의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기간도로(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 면제 대상)"라며 부담금 감액 조정을 요청했고, 심판위는 "48국도 우회도로의 의미"로 해석해 59억4천여만원 감액한 159억8천만원으로 조정해 판정했다.

그러다 김포신도시가 확장되면서 장기지구가 신도시구역에 편입되자 토공은 또 개발지와 기간도로를 잇는 간선도로가 기간도로망으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전액 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것이다.

법원은 위와 같은 장기지구와 김포신도시 구역계 변화 과정을 고려해 두 노선이 오로지 사업지구 주민들의 편의만을 고려한 도로가 아니라는 원고측 주장을 전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의 도로는 지구내 주민 상당한 정도가 이용할 것으로 보이나 국도 48호선을 이용해 강화 남쪽방면으로 이동하거나 강화남쪽에서 지방도 352호로 거쳐 국도 48호선을 이용 하는 불특정 차량들도 이 사건 도로를 이용할 수 있고, 국도 48호선 정체시 우회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면서 "김포시 도시계획상의 도로 기능도 지역과 지역을 잇는 주간선도로로 분류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시는 현재 206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두 노선을 신도시 변화에 따라 확장, 또는 연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토공과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