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라는 말은 이들이 우는 소리가 '기럭기럭'한다고 해서 붙여졌다고도 한다. 이 기러기는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기러기는 원앙새와 마찬가지로 한 번 짝을 잃으면 평생 혼자 살기 때문에 절개를 상징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 기러기가 21세기에 와서는 안타깝게도 한국 교육의 파산을 풍자하는 기러기 아빠로 대변되고 있다.
 
톰 J. 왓슨이라는 사람은 오랫동안 기러기를 관찰한 연구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교훈을 이끌어냈다. 첫째, 기러기는 날개를 퍼덕일 때 뒤따라오는 기러기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V자 모양'의 대열을 형성하여 날 때 전체 무리는 혼자 날아갈 때보다 비행할 수 있는 거리가 71%나 늘어난다.

둘째, 기러기는 대열에서 뒤처질 때마다 혼자 나는 것에 싫증과 반발을 느낀 나머지 곧 앞선 새의 '활력'을 이용하려고 재빨리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셋째, 앞선 기러기가 지치게 되면 그 기러기는 대열의 뒤로 빠지고 대신 다른 기러기가 앞으로 나가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된다.

넷째, 대열의 뒤를 따르는 기러기들은 선두가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기 위해 울음소리를 낸다.

다섯째, 기러기 한 마리가 아프거나 부상을 당하거나 총에 맞아 떨어지면 다른 기러기들이 대열을 떠나 그 기러기를 보호하거나 호위한다.

기러기들은 부상당한 기러기가 다시 날 수 있거나 혹은 죽을 때까지 그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그런 후에야 기러기들은 또 다른 대열을 형성하거나 원래 무리를 쫓아 계속 이동한다.

기러기가 보여주는 이러한 다섯 가지 교훈은 너무나 감동적이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뜻이 같고 더불어 함께한다는 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더욱 빠르고 더욱 쉽게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왜냐하면 함께하는 사람들은 서로 의지가 되고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기러기가 날 때마다 "힘내 너는 대단해"라고 소리 내며 서로가 힘을 북돋워주고 격려하는 것으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지혜가 있다.

특히 요즘 같이 어려운 때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느라 피곤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는 많은 힘이 될 것이다. 켄 블랜차드는 ‘겅호’에서 사람은 유아독존으로 살아 갈 수 없는 더불어 사는 존재이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 속에서 기러기처럼 격려와 응원을 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어찌 고난과 시련이 왜 없겠는가? 그러나 기러기 정도의 분별만 있어도 세상은 참으로 따뜻하고 살 만할 것이다.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다른 사람이 고난을 이길 수 있도록 자신의 어깨를 내어줄 수 있어야 한다. 죽을 때까지 그 곁을 떠나지 않는 기러기의 모습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어야 한다.

기업 컨설턴트인 와인스타인은 개들은 본능적으로 이런 가르침을 터득하고 있지만 우리는 애써 그 교훈을 배워야만 한다고 말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개의 덕목에서 배워야 할 점에 착안하여 5가지 경영전략을 제시한 바 있는데 그 내용이 유익할 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어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오감경영이다. 감각에 관한 사람은 개에게서 배워야 한다. 경영자는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마음 도둑’이 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의 마음 속 욕구까지 찾아내고 채워 줄 수 있는 감각의 달인이 돼야 한다.

둘째, 호기심 경영이다. ‘개견(犬)’자는 ‘큰대(大)’자에 치켜 올라간 꼬리모양을 보탠 형태를 취하고 있다. 꼬리는 개의 호기심을 대변하며 이러한 호기심 덕분으로 세계 각지의 공항에서는 수많은 탐지견들이 마약을 적발해내고 있다. 경영자 역시 위험과 두려움을 무릅쓰는 호기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2006년에는 내 안의 권태와 싸워 이겨야 한다.

셋째, 터미네이터 경영이다. 홀로 잠들지 않고 한 집의 안전과 평안을 지키는 높은 실행력의 동물이 바로 개이다. 수출 중심의 외끌이 경제에서 내수까지 서서히 힘을 찾는 쌍끌이 시대가 예상되고 있는 이때 다시 큰 도약을 이루려면 실행력을 발휘해야 한다. 실행력이 있다면 꿈은 이뤄지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면 터미네이터가 될 수 있다.

넷째, 몰입 경영이다. 한국의 토종 견, 풍산개, 삽살개, 진돗개 등의 특징은 한번 물면 놓지 않는 투지와 끈기라고 할 수 있다. 긍정과 낙관이라는 터전 위에 집중력을 보태면 엄청난 몰입 에너지가 발휘된다. 경쟁자를 따라잡는 21세기 축지법은 바로 몰입이다.

다섯째, 로열티(충성) 경영이다. ‘백구’라는 이름의 진돗개가 ‘주인 찾아 삼만리’를 현실로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적이 있다. 경영자들은 내게도 이런 충성된 사람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직원이 칭찬을 먹고 산다면 경영자는 충성에 의지해 사는 사람들이다.

‘한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소중하다는 말이 있다. 김포시민 여러분께서 모두 올 한해 힘들고 어려운 역정이지만 서로 격려하면서 먼 길을 힘차게 나는 기러기의 인내와 리더십을 통해서, 그리고 항상 즐겁고 긍정적이며 낙천적인 개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를 통해 운수대통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