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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을 뚫고 만든 ‘빵’이 ‘나눔’이 되는 순간[인터뷰] 고마움을 반죽하는 우리동네 빵집 아저씨 베이커리 홍셰프 강인규 대표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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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1.27  18: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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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의 개념을 정의하라면 ‘남을 위하여 일함’이나 ‘남을 위해 노력함’이다. 모두 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쓰는 모양새를 우리는 흔히 ‘봉사’라는 개념으로 묶는다.

우리 김포시 또한 이들 개념 아래 많은 봉사자가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굳이 통계를 내지 않아서 그렇지, 통계를 낸다면 경기도는 물론 전국, 아니 세계에서도 으뜸가는 봉사와 나눔 천국이 바로 우리 김포가 아닐까 싶다.

이처럼 으뜸임을 자신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데,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김포 전역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씨티21뉴스는 그들 중 1인으로 고마움을 반죽해 나눔으로 실천하는 우리동네 빵집 아저씨인 베이커리-홍셰프 강인규 대표다.

   
 

❙여명을 뚫고 만든 ‘빵’이 ‘나눔’이 되는 순간

여명조차 없는 새벽. 날이 시퍼런 동장군을 가르며 마산동의 하루가 시작되는 때이자 우리동네 빵집 베이커리-홍셰프 강인규 대표의 하루가 시작되는 시각이다.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마산동의 하루를 여는 강 대표는 매장을 찾을 고객께 그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빵을 선보이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된다고 한다. 그리고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오늘 만들 빵 밑 작업을 반죽한다.

빵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알겠지만, 조금의 부지런으로 맛있는 빵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전날 판매로 이어지지 않은 빵들 말이다. 20~30% 할인해 파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또한 빵집 사장님은 매출 올려 좋고, 한마디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그러나 이곳 베이커리-홍쉐프에서는 어림없는 말이다.

“전날 만든 빵을 찾는 손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날 만든 빵을 따로 놓고, 오늘 만든 빵을 진열하는 것보다 손님들께 늘 신선한 빵을 선보이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강인규 대표는 이렇게 답했지만,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다. 강 대표는 그날 만든 빵이 저녁까지 소진되지 않으면 바로 배고픈 이웃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매일 그래왔다. 매출액으로 따지자면 억 단위가 될 것이라며, 소박하게 웃는 그의 모습은 앙꼬 가득 든 단팥빵과 같아 보인다.

   
 

❙‘고마움’을 배달하는 한강징검다리 봉사단과의 인연

강 대표는 자신을 ‘맛있는 빵 만드는 쉐프’, ‘열심히 사는 셰프’라 소개했다. 그만큼 자신이 만든 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보이는데, 그 맛있는 빵을 이웃과 나누는 진짜 이유에 대해서 그는 ‘고마움’ 때문이라 말한다.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고마운 분들이 참 많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경비원, 미화원 등 곁으로 쉽게 나서지는 않지만,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편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들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수혜가 어려운 이웃인데 말이죠”

그는 영업장 개업 후부터 푸드뱅크를 통해 일일 판매 목적으로 남은 빵을 이웃에 전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속한 지역에 무엇인가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이어 ‘한강징검다리 봉사단’ 인연을 맺는다.

지성(至誠)과 감천(感天)처럼 한강징검다리 봉사단과 하나가 된 강인규 대표의 맛있는 빵은 아파트 단지 경비실로 미화원 휴게실로 배달 된다. 아니, 그들에 대한 강 대표의 고마움이 배달된다. 그 마음들은 마치 수백 겹 겹쳐져 오븐에 들어갔다 막 나온 구수한 페이스트리와 닮았다.

   
 

❙슬럼프가 올 때 찾는 곳 … 나의 고향, 나의 아버지

1992년부터 시작한 제과‧제빵 일. 뭣 모르고 시작해 재미를 느끼면서 31년차를 맞이했으나 시련과 고비는 결코 그를 빗겨 가지 않았다. 슬럼프가 올 때마다 찾는 곳이 바로 고향인 충청남도 홍성이다.

농사를 평생 업으로 알고 살아온 촌부의 늦둥이로 태어나 부모 곁을 떠나 객지 생활 중 찾은 부모님. 그는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도 거들고, 집안일도 거들면서 자신의 처지를 오버랩해 본다. 그때 들려오는 아버지의 말 한 마디. “나는 평생을 이렇게 살았다. (너는) 농사는 절대 하지 마라”

“아버지가 마흔일 때 제가 태어났습니다. 늦둥이인 저를 무척 아끼셨던 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제 걱정만 하고 눈을 감으셨습니다. 제가 자리를 빨리 잡아야 한다면서요”

농사의 노동을 당신의 대에 끊으려 했던 부친의 마음과 그런 부친의 마음이 강인규 대표의 마음 한편에 자리한다. 그리고 부모의 배웅을 받으며 고향을 떠나오는 순간 그는 머리에는 어느새 올봄 출시 예정인 ‘딸기양갱’ 레시피를 설계하고 있다.

   
 

❙뭣 모르고 시작한 제과제빵 … ‘헤라’를 들고 죽는 그 날까지

7년 전 김포시민이 된 강인규 대표는 특별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는 김포시민이 되기 전부터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를 통해 얻는 상식은 상상을 넘을 정도다. 심지어 물고기와 대화까지 나눈다니 두손 두발 다 들 수밖에 없다.

강 대표가 물고기에 푹~ 빠지게 된 사연은 약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이가 어디서 물고기 한 마리를 얻어 들고 왔는데, 요 녀석 하는 짓이 재미더란다. 그가 움직이면 쫓아오고, 눈을 맞추려 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고 관심을 둔 만큼 정이 붙었더란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호수에 사는 소라는 바다와 민물 중간에 살기 때문에 염분인 있는 모래를 깔아 주어야 합니다. 환경을 최대한 맞춰주어야 번식도 잘하고,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이죠”

물고기들의 특성을 꿰뚫고 있는 그는 이미 전문가 이상의 전문성이 넘나들고 있었다. 그리고 물고기 이전에 품었던 화초에 대한 애정도 빼놓을 수 없다. 집들이 선물로 받은 화초를 키우면서 생명의 신비로움을 알게 되었다는 말에 왠지 큰일 벌였을 것 같은 예감이 적중한다.

고향 부모님 댁에서 받아온 몇 년 삭힌 퇴비를 사용해 시들어가는 화초를 살리기도 하고, 벌레라도 끼었다 싶으면 가족들 눈치 봐 가면서 베란다에서 농약을 뿌려 주기도 하는 등 그의 각별한 화초 사랑 덕에 그의 집은 한동안 화원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이처럼 하나에 꽂히면 끝까지 가는 성격을 지닌 덕에 처음에 뭣 모르고 시작해 재미를 느낀 제과‧제빵 일이 지난해 한 세대(30년)를 넘겼다. 그가 걸어온 길은 짭짤함과 담백함이 어우러진 소금빵이 아닐는지…

   
 

빵이 자신의 인생 전부라 말하는 그는 허준이 침을 들고 죽는다면, 제과‧제빵사들은 헤라(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얇고 납작한 주걱)를 들고 죽는 게 철칙이라 말한다. 그는 우스갯소리라 넘겼지만, 왠지 그들의 강한 결의가 느껴진다.

앞으로도 빵으로 나눔을 계속하겠다는 강인규 대표의 주재료는 밀가루가 아닌 고마움이다. 그는 가장 자랑하고 싶은 빵류가 ‘생크림 케이크’라 꼭 집어 말하는데, 생크림 케이크의 달콤함과 부드러움처럼 우리의 나눔 또한 달콤하고 부드럽게 김포 전역에 널리 퍼지는 그날을 위해 강인규 대표는 오늘도 여명을 뚫고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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