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어제(20일) 이용준 의장과 신도시 문제에 항의하는 뜻으로 삭발을 했죠. 예정에 없다가 당일 이 의장과 (삭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삭발에 이르게 된 전후 배경에 대해.
A 개인적으로 전 작년 신도시 발표 이후부터 삭발이라도 하겠다는 말을 우리 2동 분들이나 대책위나 다른 사람들에게 쭉 얘기해 왔어요. 실행에 옮기는 건 계속해서 늦춰져 오다가, 이번에 면적이 축소되고 하는 과정에서 156만평은 안된다고 처음에 거부하고 반대하던 시장이 갑자기 받아들였단 말이에요, 충분한 설명도 없이요.
저는 지금과 같은 모양의 신도시가 돼야 하겠나, 이런 신도시가 과연 김포시 발전에 보탬이 되겠나,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마지막 본회의를 치르고 나서 개인적으로 (삭발을) 하겠다, 개인적으로 한다, 저는 해당지역 주민이고, 의원이고… 안병원 의원한테는 둘이 술먹으면서 얘기를 했었어요, 이런 생각이 있다, 나중에 저기하지 말아라, 안의원도 자기가 신도시 지역 의원이었다면 똑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의회사무과 직원한테 머리깎는 기계를 사다 달라, 오후까지. 보충질의 마지막 멘트를 시장의 우유부단함과 정부의 신도시 정책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을 한다 하려고 했어요.
그렇게 마음먹고 점심 들고 나오는데 의장님이 잠깐 보자고 해요, 의장님이 그러는거야, 의장으로서 삭발을 하려고 한다, 다른 의원들에게는 따로 얘기하기가 그렇고, 부의장은 알고 있으라고 그러는거에요.
그래서 오히려 난 벙쪄가지고, 예? 저도 그러려고 했는데, 의장은 의장대로 놀라는 거야. 그런데 (의원들이) 다 동참하자고 하면 오히려 의회 모양이 이상해지고… 또 시정질의문 작성할 때 그건 제가 직접 워드를 친 거에요, 의장이 삭발식에 앞서 성명서를 발표하는데 그 내용도 비슷하더라고요. 이심전심이지.

Q 다른 의원들이 동참하기는 어려웠었나요.
A …저는 개인적으로 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같이 하자고 하기가 그렇더라고요. 또 신도시가 아닌 지역, 십만평을 하든 백만평을 하든 잘 모르시는 분들은 하자는 경우가 많잖아요.
사실 의회가 그동안 두번 결의문을 발표했는데 거기도 신도시 하지 말라는 내용은 없어요. 처음에는 498만평 할 때 자족도시 조성, 인프라 구축 이런 걸 만들라는 결의문이었고, 두번째 내용도 156만평을 무조건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었거든.
의원 아홉 명 전체가 반대한다든지 하는 의견 수렴이 안되더라고요… 모든 의원이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초안 잡았던 내용을 고치다보니까, 내용이 축소되면서 발생한 문제점을 건 거고, 156만평을 하더라도 피해대책이라도 세워놓고 하라 이렇게 함축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다보니 이게 무슨 결의문이냐 하는 항의 발언을 하는 분들도 계셨죠… 도대체 하자는 거냐, 말자는 거냐… 의회의 한계로 받아들여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Q 축소 발표가 6월 28일, 성명은 열흘이 지난 8일, 그리고 삭발이 20일… 충분히 여론을 수렴한다고 하지만, 액션이 늦다, 성명서도 내용이 별무신통이다, 이러한 측면들이 어쩔 수 없는 의회의 한계라고 인정하신단 말씀이죠?
A …예.

신도시…'시민 모두가 자랑스러워해야 할'

Q 의회 신도시특별대책위원장으로서의 견해.
A 저는 신도시 하지 말자는 게 아니에요. 진짜 김포를 위한 신도시, 누가 보더라도 모양 좋은 신도시, 그럴듯한 신도시를 하자는 겁니다. 지금처럼 한다면 과연 김포시민이 나중에 자랑스러워 할까요? 자존심 세우고 뿌듯해 할까요? 또 수용주민들도 기왕에 될 거라면 내 집 들어가고 내 밭 들어가고 조상 묘가 파헤쳐지더라도 내가 김포 발전의 계기를 제공하지 않았느냐, 내 희생이 있었길래 김포가 나아지지 않았느냐는 자긍심, 자부심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지금같은 모양으로는 전혀 아니란 얘기지.
지금 시장은 이런 주민들 속은 모르고 경전철 하나만 붙들고 그러는데, 경전철 안되면 시장 그만둔다, 이런 식의 태도는 참… 진짜 경전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돈 좀 쓰면 어떠냐고, 많은 사람들이 가서 보고, 야 진짜 이런게 경전철이구나, 우리나라에 없다보니 오해를 했구나, 김포에 놓아도 되겠구나, 이렇게 인식을 같게 하게 해야지, 혼자 가서 쳐다보고 와서 이거 해야겠다, 그걸 누가 인정해 주겠느냐고요. 

Q 우리나라 지자제하에서 기초자치단체의 위상은 참 열악하죠. 전에 김시장이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감행한다는 자료가 시에서 나온 적이 있어요. 그 내용을 속보로 올리니까 각 기관에서 바로 꽂아 내려왔다고 합니다. 모 기관에서는 "반정부행위로 간주하겠다"는 협박 아닌 협박이 있었다죠. 그래서 어쩌지 못하고 국방부 1인시위로 선회한건데, 그런 면에서 의회는 내부적인 한계가 존재한다고 하셨지만 상대적으로 외압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봅니다. 역할 분담이란 차원에서 의회가 향후 신도시 문제에 대응하는데 윤곽을 잡은 게 있나요?
A 저도 답답하긴 마찬가집니다. 오늘도 어떤 분이 묻는데, 그 다음엔 뭐할 거냐고, 삭발했잖느냐, 그 담엔 의회는 어떻게 나갈 것이냐. 나 혼자 삭발했다면 개인플레이로 건교부에 가 혼자 드러눕는다든지 그렇게라도 하죠. 그런데 의장이 (삭발)했다는 건 의회를 대표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의장님, 다른 의원분들과 상의를 해야겠죠. 이건(삭발) 전격적으로 이뤄진거기 때문에 오해를 한 의원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단합된 대처를 위해 의원들과 긴밀하게 논의해야 한다, 그 얘기를 의장님께 했어요, 의장님이 알았다 그러시는데, 그런 자리가 조만간 되지 않을까.

Q 사업의 당위에 대해 제대로 이해도 못했는데 예산을 성립시켜 주면 고스란히 의회의 책임으로 돌아오겠죠.
A 2년을 해보니까 이런게 있어요. 집행부는 우리는 이거 하려고 했는데 의회가 못하게 했다, 무슨 사회단체 보조금을 준다고 신청했는데 의회가 잘랐다면 의회에 따져라. 그러나 보조금이 왜 필요한지 정당한 설명을 못하니까 의회는 자를 수밖에 없는 거죠.
저번에 교통과가 8백만원을 선지출한게 있어요. 돈은 써야겠는데 추경은 멀었고, 확보된 건 없고, 그래서 먼저 땡겨 썼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걸 정당하게 얘기를 해야지. 경찰들 옷 사줬다고 하더라고, 아니 경찰 옷을 왜 우리가 사주냐 국가에서 해줘야지 그랬더니 특위장에서 얘기하면 안된대 이거, 그래서 뭔지도 몰랐어 우리는.
사실 이거 시정질의 때 하려고 했는데 신도시에 집중돼서 오늘에야 설명을 들었어요, 누구한테 들었는지 알아요? 경찰서장한테 들은 거에요. 서장님이 오늘 의원 간담회에서 48국도가 교통사고율이 높아 사고를 줄여야 하는데 무슨 방법이 없겠는가 하다가, 운전자들이 일반경찰하고 교통경찰하고 보는 인식이 틀린 것 같다, 해서 일반경찰에게 교통 옷을 입혀보자, 이런 생각이 들더래요. 그런데 김포시 상황에서는 국가가 예산을 안준대. 그래 할 수 없이 시에다가 방법이 되지 않겠느냐, 교통 순경 옷을 살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해 달라. 지구대 파출소 순찰대 한명은 교통경찰 옷을 입혀서 근무시켰더니 운전자들 인식이 달라지고, 교통경찰이 없는데도 많이 있는 것처럼 알더라, 그래서 조심하게 됐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고가 40% 줄었대요, 작년보다. 결과론이겠지만 이거는 예산 지출을 잘한거죠, 시민의 안전성이 그만큼 높아진 거니까. 그렇다면 와서 정정당당하게 얘기를 해야죠. 무슨 큰일나는 것 처럼 숨기고 감추려고만 하고… 안타까울 뿐이에요.

'어떻게든 집행부와 손을 잡아야'

Q 156만평으로 축소된 내용을 보면 2동이 차지하는 면적이 70% 이상, 김포신도시가 아니라 사실상 2동신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으로 진행될 신도시 논의에서 2동 수용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우선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겠죠. 의원님은 해당지역 출신으로 그동안 시와 반투위와의 중간에 가교 역할을 하셨는데, 다른 지역 주민들은 반투위의 모습에 다소 질려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축소 이후 2동 주민들의 여론이 변화된 내용은 없는지, 또 타지역 주민들과의 의견 조율은 얼마나 가능하다고 보시는지.
A 타지역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2동 주민들은, 또 반투위는 신도시를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작년부터 2동 주민들은 신도시도 하고 주민들도 살 수 있는 방법을 내놨다구요.
법을 바꿔서 뭐하자 이건 차치하더라도, 주민들이 마지막에 이거라도 해달라고 한게, 할 때 하더라도 사람 사는데는 빼고 해라, 물론 집 한두채 떨어져 있고 이건 안되겠지만, 기존 마을만은 그냥 둬 달라, 남겨 놓아 달라, 강남도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 이런 제안을 한거란 말이에요.
전 신도시 찬성하시는 분들 모임… 그 분들에게 섭섭한 것도 있어요. 섭섭한게, 찬성하려면 작년 498만평 한다고 할 때 그때 찬성을 했어야지, 그땐 가만히 계시다가 축소된다고 하니까 이제와서… 공짜로 모든 걸 얻을 수는 없잖아요. 신도시 주민들에게 야단 맞는다고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뭐라고 하신다면 그건 참… 진짜 김포를 위한 찬투위냐… 
농사짓는 분들에게 돌맞을 얘기겠지만, 농지 있잖아요, 사람 안사는, 도시를 만들려면 거기다 해야죠. 전 찬성하는 분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런 신도시… 전체가 함께 반대를 하자. 단, 진짜 신도시다운 신도시를 하기 위해 반대를 하자. 150만평은 완전히 백지화시키고, 21만 시민 이름으로 오백만평이든 천만평이든 근사한 신도시를 만들어 달라고 청원을 하자. 21만이 수긍할 수 있는 신도시를 하자.

Q 집행부와의 관계 얘기 좀 더 하죠. 대화가 안된다고 이 상황을 감정적으로 그냥 방치할 수는 없잖아요. 언제까지 서로를 고립시킬 수만은…
A 그렇죠. 결국은 손을 잡고 나가야겠죠. 내가 손을 잡든, 저쪽이 잡든… 잡을 때만 그러지 말고 헤어지더라도 잡았을 때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죠. 안잡는다면 결국 시민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건데…
Q 의회가 먼저 손을 내밀 의향은.
A 먼저 내밀어야죠. 지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라고 그런 마음으로(웃음), 의회 고생했다고 집행부가 저녁 살 때 참 분위기가 좋거든요. 잘하자고 서로들, 그런데 돌아서서 잊어먹지 말고… 밥먹자고 술먹자는 얘기가 아니라요(웃음), 그런 모습이 참 아쉬워요.
우리 의원들은… 저번에 그런 일 있었잖아요, 농업기술센터. 회기 중인데도 의원들은 몰랐어, 시장이 사인을 했는지 어쨌는지, 정기회 끝나고 이제 끝났구나, 돌아가니까 지역 분들이 얘기해요 '이전한대매?'… 이걸 설명 좀 해주고 그래야지, 의원들은 설명 안해주면 몰라요. (의회가) 얼마나 머냐구요, 서울에 있는거에요? 부산에 있는거에요?
시장이 좀 말해서 알아서 의회를 챙겨줘야 해요.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는데, 요새 좀 바뀐 거는 도시개발과. 신도시 동향이나 문제가 있을 때, 매일매일은 아니지만, 일이 생기면 요즘 갖다 주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아! 몰랐는데 이런게 있구나, 알게 되고, 얼마나 좋아요, 우리가 뭐 알아서 집행부 야단치고 그런거 아니잖아요.

Q 의회 신도시특별대책위원장으로서, 2동 신도시예정지역 의원으로서, 전체 시민에게 당부 한 말씀 하시죠.
A 2동 주민들, 추가 편입지 주민들, 장기택지에서 이주했는데 또 편입된 주민들, 이런 분들의 아픔을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신도시가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 못하지만, 되더라도 그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져 주시면…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Q 바쁘신데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A 네. 수고하셨습니다.

일시 : 2004. 7. 21. 오후 4:00~5:10
장소 : 시의회 부의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