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가 20일 동안 진행된 정례회 각 특별위원회의 심사결과 보고서 채택에 앞서, 신도시 문제와, 특히 시장의 일본 방문을 허위 보고한 집행부의 의회 경시에 대해 김동식 시장, 최태열 부시장을 출석시켜 20일 2시간 동안 강도높은 시정질의를 펼쳤다.

이날 시정질의는 질의 답변 내내 감정이 이입된 첨예한 대립의 모양새로 치달았고, 의원들과 김 시장은 몇차례 극한 양상을 보였다.

의회의 이같은 긴급 출석 요구는 부시장과 행정국장이 경전철 벤치마킹 차 비밀리에 일본을 방문한 시장을 옹호하기 위해 '지방 출장'으로 허위 보고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 직접적인 원인.

의회는 "충분한 내부 논의와 기관 협의없이 독단으로 '498만평 신도시 원안 추진'을 요구하며 벌였던" 김동식 시장의 국방부 앞 1인 시위를 "생쑈"로 폄하하고, 정부의 일방적인 신도시 축소안을 수용한 듯 돌연 도면 공람과 함께 '경전철이란 당근을 받아든' 태도에 민감하게 대응했다.

대표질의자로 나선 이영우 부의장은 본격 질의에 앞서 "현재 김포시의 상황을 역사 이래 최대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며, "민의를 대변해야 할 의회와 시정을 책임지는 집행부가 과연 수레의 양바퀴 역할을 자인할 상식의 정치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문하면 참담한 기분"이라는 심중을 토로했다.

"시민은 물론 의회의 의견 한 번 구하지 않은 시장이 끝내 의회를 기만하고 신도시 축소발표에 반대하는 생쑈같은 나홀로 시위를 벌이고 의회에 도와주지 않는다고 투정해서 난감했다"고 밝힌 이 부의장은 "회기 중 집행부 관리자들이 허위 보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제공한 것은 의회와 21만 시민을 우롱하고 집행부 스스로 권위와 신뢰를 상실케했다"고 지적했다.

또 "신도시 축소 반대 시위 후 여론 수렴도 없이 돌연 경전철만 약속한다면 축소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돌변한 시장의 자세"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어진 추가 질의에서도 의원들은 "시장의 독단적이고 파행적인 행보는 불신과 무능의 부메랑이 될 것"이라 경고하고 입장이 '거부'에서 '전격 수용'으로 돌변한 배경에 대해 집요하게 추궁했다.

그러나 시장은 사과 발언 대신 의원들에게 '용어 사용의 부적절함'을 들며 '이성적인 질의'를 요구하는가 하면, '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는 발언으로 격앙된 의원들에게 기름을 부어 양측의 감정 대응이 극한 수위를 넘나드는 등,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의원들의 긴 질의와는 달리 "간략한 답변"을 전제한 김 시장은 "16일 울산에서 개최된 전국시장군수 구청장 협의회 안건은 시와 별반 관련이 없어 사비로 일본 다마시와 동경의 경전철을 둘러 보고 왔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신도시 발표 원안이 장기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 이같은 입장은 6월25일 축소 발표 후 각종 언론을 통해 충분히 전달했다. 일각의 축소 발표 전 시와의 협의설은 사실과 다르다. 정부의 축소 발표는 7월 12일 공문 통보로 공식 접수됐다"면서 일본行은 "정부의 축소 신도시 추진 속도가 예상외로 급박하게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이날 시정질의는 시장 대신 참고인으로 발언대에 선 최태열 부시장의 진정어린 사과와 해명으로 일단락 됐다.

이어 의장과 부의장은 "일방적인 정부의 신도시 정책에 항의하고 울분을 삭히지 못하는 시민들의 심정을 대변하겠다"며 삭발을 결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