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5일 한 신문에 게재되어 있는 ‘행정혁신과 실패사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읽고 3선 의원으로 지내왔던 저 자신을 뒤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칼럼은 행정자치부의 지방자치단체 혁신사례 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16개 수상작들의 공통점으로 주민의 편의를 위하는 서비스, 공무원 업무처리 시스템의 향상, 민선단체장인 리더의 솔선수범 등을 꼽으면서 “지방자치 시행 10년이 지나 민선단체장 3대에 이르렀지만 과연 주민과 직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단체장은 얼마나 될까”를 질문하면서 아직 메워지지 않는 혁신과 실패사이의 간극을 통렬하게 지적하고 있다.

칼럼에서 제기한 질문이 어디 단체장에게만 해당되는 일이겠는가. 주민에 대한 무한 봉사와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몫은 비단 단체장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의원들에게도 해당되는 부분인 만큼 그 날 이후로 진정 우리가 지향해야할 혁신의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그러한 충정의 일환으로 지난 의정활동을 뒤돌아보면서 시정과 관련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2006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시 살림에 대한 문제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들이 세금이 걷히지 않아 대형사업을 포기하거나 보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 김포시의 경우는 오히려 지방세가 전년 대비해서 상당부분 늘어나고 있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게 생각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세수에 대한 예측이 다소 현실성이 없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왜냐하면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계속되는 경기부진에다 8·31부동산 대책까지 겹쳐 당초 예상한 세수확보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주요 현안사업의 무더기포기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국비마저 대규모의 세수차질이 발생하여 자치단체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게 되면 설상가상 격으로 재원마련에 비상등이 켜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확하고 면밀한 재정수요예측을 바탕으로 예산편성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주민과 밀접한 세금인 주민세의 구체적인 산정내역을 보면 갑근세할 주민세가 2년전인 2004년도보다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세수추계상 문제는 없는지, 담배소비세의 목표액이 2004년부터 3년간 동일하게 100억원으로 편성하고 있는데 흡연인구와 담배소비세 세율인상간의 함수관계를 고려한 것인지 정확한 산출내역을 따져 보았다.

또한 시민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이 2002년도 239,586원에서 2003년도 263,979원으로 24,393원이 늘었고 2004년도는 2003년도에 비해 37,334원이 늘어난 301,313원으로 처음으로 30만원대에 진입하는 등 3년 연속 급격히 늘어난 바 있다. 그런데 2005년도와 2006년도의 경우는 전년대비 5천원 정도 늘어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산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역과 함께 김포세정의 문제점은 없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시민 1인당 부담액이 이처럼 고무줄처럼 늘었다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 시장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부담하는 것만큼 적절한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따져 물었다. 아울러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순세계잉여금의 예산편성과 지방채로 조달하는 사업의 재원조성 및 사업진행과정상에 김포시의 재정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일반회계 사업장별 수입목표액 산정내역과 운동장 리모델링이후 계약실적 및 골재채취사업 운영현황을 살펴보면 세외수입책정에 있어서 비합리성과 무계획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 이러한 요인이 해마다 반복되는 요인이 어디에 있으며 경영부실을 타개할 방안은 없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검토하였다.

둘째, 김포신도시 확대계획과 관련한 문제이다.
10월 13일 건설교통부는 김포신도시의 규모를 155만평에서 358만평으로 203만평 늘여 개발키로 결정하였지만 계획대로 신도시가 건설될지 대해서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건교부는 당초 2003년 5월 김포신도시를 480만평 규모로 추진했으나 1년 뒤인 2004년 6월 3분의 1 규모인 155만평으로 축소하면서 그 원인을 국방부와 사전협의 없이 주요 작전지역을 신도시 면적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김포신도시 규모의 확대가 검토된 것은 8·31대책 발표 후 불과 1~2개월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이처럼 짧은 기간동안 군사기지 이전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한 협의가 가능했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는 신도시개발과 관련하여 또다시 관계부처가 반발하거나 계획이 번복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특히 김포신도시 주변에 산업시설이 빈약하여 자족기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도록 촉구하였다. 아울러 신도시 면적이 배 이상으로 확대되었지만 정작 도로 등 교통기반 시설확충 계획은 그대로여서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포신도시 규모를 축소하면서 주변으로 이주한 주민들이 또다시 이삿짐을 싸야 되는 상황에 대해서 반드시 그들의 재산상 손실 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도 어떤 형태로든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대책과 추진방안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주문하였다.

한편 지금 이 시점에서 김포신도시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어떠한 큰 그림속에서 신도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인지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며칠 전 주공은 파주 운정신도시를 유비쿼터스 도시 일명 u-시티로 건설하여 유비쿼터스 환경에 어울리는 미래도시로 개발해 나갈 것을 대내외에 밝히고 있는데 우리 김포신도시는 정작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 지역특성에 부합하고 시민들에게 최적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모습으로 그려질 것인지 아직까지 뚜렷한 비전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바 김포신도시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특히 제품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마땅한 브랜드가 없어 판매에 애를 먹는 중소업체를 위해 김포시 자체 브랜드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또한 경기도가 농산물 수입개방을 친환경농업으로 이겨내기 위해 2013년까지 940억원을 들여 농약사용량을 크게 줄이는 친환경농업단지 50곳을 조성하기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벼농사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김포시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확인하였다.

셋째, 맞벌이부부와 기혼여성의 보육문제와 관련한 문제이다.
일전에 한 초등학생이 혼자서 집을 지키다가 도사견에게 물려 목숨을 잃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너무나 아찔하고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다.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가 파하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빈집을 지키는 외톨이가 되어있던 것이다. 일하는 여성은 대부분 맞벌이 부부이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보다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정적으로 넉넉하면 아이들을 돌봐줄 보모를 구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이제 곧 다가올 겨울방학이 두려울 것이다. 방학을 맞아 저소득층 자녀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공부하고 놀 수 있는 여건을 하루속히 만들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생활보호대상자나 소득이 낮은 서민의 자녀가 이용할 수 있는 아동센터를 더 늘리고 또한 제구실을 할 수 있는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를 통해 목민관의 임무 중에서 중요한 것이 전답과 인구수의 증대라고 하였다. 이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가계 생산성을 높이고 인구수를 늘리는 것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임을 말한 것이다. 지난 11월 25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25~39세 서울시민 412명을 대상으로 저출산 의식조사에 따르면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으로 상당수 기혼 부부들이 출산을 기피한다는 설문결과가 나온 바 있다.

따라서 자녀출산을 거부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적, 경제적, 제도적 장애를 제거하고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시책의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자녀들이 보다 훌륭하게 자라도록 하는 우리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일하는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고 출산율도 높일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특히 기혼여성의 경제생활 등 여성정책이 보다 성숙되기 위해서는 여성정책담당부서사업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여성 관련예산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넷째, 평생학습도시와 관련한 문제이다.
유럽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지역발전을 위해 2001년 시작한 평생학습마을·도시 조성사업은 올해로 5년째로 33개 도시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었다.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는 해당지역은 지역주민의 학습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국가로부터 2억원을 지원받고 선정지역은 이를 기초로 사업에 필요한 추가 재원을 자체 충당하여 학습도시 만들기 사업을 한다.

평생학습도시에서는 한글을 모르는 농촌의 할머니와 주부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일부터 지역 전 주민을 위해 도서관을 짓고 운영하는 일, 학교교육 예산을 지원하는 일, 그리고 지역특산물 개발과 생산·판매를 위해 주민을 재교육하는 일 등 지역 문제를 학습으로 풀어가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정에 적합한 창의적인 사업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처럼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면 지역의 교육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인근 지역으로부터 유입 인구도 늘어나는 등 유익한 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김포시에서는 5년 동안 단 한차례도 신청 조차 하지 않은 점을 들어 이는 시가 주민의 평생교육에 관심과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토대로 관련교육단체 및 지역주민과 합심하여 향후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기 위한 체계적이고 면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끝으로, 김포지역 경제활성화와 관련한 문제이다.
김포지역의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국내외 경제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유가폭등세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다 환율하락과 내수침체까지 겹쳐있어 대기업도 위기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매출규모나 판로 등에서 기반이 허약한 지역기업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역기업이 살아야 지역경제도 함께 산다는 사실이다.

지난 7월 경기도에 따르면 산업자원부는 경기지역 19개 시군에 위치한 제조업체가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입지보조금, 고용보조금 등을 지원하고 대상기업체 기준을 대폭 확대 고시했다고 공지한 바 있다. 대상기업의 기준을 일반기업의 경우 종전 근로자 100인 이상에서 50명이상으로 완화하게 되면 김포지역의 이전대상기업이 16개 업체에서 58개 업체가 추가되어 74개 업체가 되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제조업체들의 지방이전이 확산되면 세수감소와 고용기회 감소, 상권위축 등 지역공동화 현상이 야기되고, 이전 대상기업의 공장부지에 아파트신축가능성이 높아 상하수도, 학교, 문화복지 시설들의  부족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되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대형 유통업체들의 지방 진출로 재래시장이 죽어가는 현상이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 곳에서 편리하게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편익을 생각하면 대형점포 진입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겠지만 상생의 정신으로 대형업체와 재래시장 그리고 구멍가게가 함께 공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시정과 관련한 몇 가지 문제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행정서비스 품질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요구수준도 그 어느 때보다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데 정작 김포시의 행·재정은 기존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구습을 밟아가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 안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그동안 제가 시민들과 함께 했던 애환과 의정활동과정에서 배우고 익히면서 얻었던 많은 경험을 통하여 얻어진 지혜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바라는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지역주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였다. 어떤 자리에서 어떤 모습으로 서있든 지금까지 해왔던 그대로의 일관된 자세로 처음에 출발했을 때와 똑같이 시민을 위한 무한봉사를 다시 한번 약속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