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와 집행부의 바람직한 관계 설정을 흔히들 '견제와 화합'이라 일컫는다. 행정기관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가 커지다 보니 의회의 위상은 점점 더 치열한 견제의 양태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시정 현안들을 심의하면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지적해야 하는 의회로서는, 소홀한 견제란 곧 임무를 방기하는 것과 같다. 때문에 드러나는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는 늘 긴장이 흐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화합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어떤 형식에 의해 어떠한 내용으로 의회와 집행부는 화합하는가.

견제가 의회의 몫이라면 화합의 역할은 집행부에게 있다 하겠다. 집행부가 이끄는 형식을 취해야 한다. 이끎의 내용은 곧 설득이다. 의회에 자기 입장을 효과적으로 이해시키고 관철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도시개발공사 설립 논란을 보면 집행부가 의회를 설득하는 기술이 형편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한가지 방법을 조언하고 싶다.

의회는 도개공의 설립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전제했다. 의회가 문제를 삼는 것은 설립 이후에 예상이 되는 각종 위험, 부작용의 요소들이다. 공사가 얼마를 벌어들일 것이라는 긍정적 요소는 심의의 주가 아니다. 역으로 위협적인 요소들이 주가 될 때 집행부의 설득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긍정적인 요소는 관점이 되어야 한다. 단점과 위협에 관해 긍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식이다.

시가 내놓은 타당성 검토보고서는 지나치게 내향적인-긍정적인- 시각에서만 공사의 설립을 다루고 있다. 하남시의 상황은 지난호에서 거론했거니와 오늘자(12월 13일) 뉴스에도 충북도 도시개발공사가 이사회 구성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이렇듯 우리나라 공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라면 의원들 모두가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사례로 밝혀진 일반적인 문제점을 먼저 제시하고 나름대로 김포시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는다면 이상적인 심의 자료가 될 것이고 시민 공감대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이제라도 의원들의 책상 위에 '네거티브 리포트'를 올려놓을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