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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슘페터(1883-1950)는 일찍이 자본주의 몰락을 예언한 사람이다. 그는 자본주의 기업가들을 존경하지 않았으며 자본주의 미래에
대해서는 밝게 보지 않았다. 그는 자본주의가 몰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이 체제를 타도해서 행복해 할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며 가난을 세상 탓으로
돌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선전전략에 쉽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또한 자본주의 기업가들은 전문경영인이라고 해도 주인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관료화 되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직접으로 자기와 관련된 일이
아니면 눈을 감아 버리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슘페터 이후 망한 것은 공산주의 이고 오히려 자본주의경제는 발전에 발전을 더하여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과거 공산주의
국가들까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가난한 노동자들과 소상공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본주의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 비교할 때 매력적인 제도라고는 할 수 없다. 모든 제도는 역기능과 순기능을 함께 내포하고 있기는 하지만 자본주의는 한 시장을 두고
모든 사람이 무한경쟁을 해야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약자는 강자의 밥이 되고 살아남을 수 없는 참으로 냉혹한 제도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매력
없는 제도가 망하지 않고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미국의 자본주의가 힘을 얻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미국의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시장경제가 경쟁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냉혹하기는
하지만 경제의 체질이 강화될 수 있다는 잇점이 있고 또한 이 제도가 개인의 능력과 자유의지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뜻이 있고 경쟁력만
있으면 시장에서 강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은 경쟁력을 해치는 어떤 제도나 장치를 거부한다. 지금
세계무역기구(WTO)가 보호무역을 반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둘째, 미국의 자본주의는 원시적 천민적 자본주의가
아니다. 원시적 천민적 자본주의는 투자의 목적이 자신이 필요로 하는 물질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그러나 지금의 서구
자본주의는 16-17세기 종교개혁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합리적으로 제도화 되고 자본주의가 단순히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신의 뜻을 이루어 드리기 위한 삶의 목적과 관계된 것으로 보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은 물질의 주인이 아니고 관리자이며, 물질은 신의 뜻대로
선용되어야 하고, 노동은 천한 것이 아니고 신성한 것이라는 청교도들의 신앙과 정신이 오늘의 미국자본주의를 발전시키는데 밑거름이 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같은 역사발전과정을 무시하고 원시적 천민적 자본주의의 역기능만 상기시켜 미국의 자본주의를 폄훼하고 왜곡 해석하는 일은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셋째, 미국의 자본주의는 기부문화가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지는 최근호에서
2001부터 2005까지 5년간 미국에서 자선사업에 기부를 많이 한 사람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보도 내용에 의하면 인텔의 창업자인 고든 무어
부부는 70억 4,600만 달러를 기부했고 지난 해 1위에서 2위로 밀려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게이츠 부부는 54억 5,800만 달러, 3위인
워런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26억 2,200만 달러를, 4위인 조지소로스는 23억 6,700만 달러를, 5위인 선 아메리카 창업자 엘리
브로드 부부는 14억 7,5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되어있다.
비즈니스위크지는 미국인들의 기부 마인드를 제고하기 위하여 매년 미국에서 기부를 많이 한 사람 50명을 뽑아서 공개하고 있다. 나는 해마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미국의 자본주의가 망하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이유를 그때마다 느끼고 있다. 이같은 기부문화는 미국이 다민족, 다종교
국가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어떤 가치보다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정의가 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의식이 보편화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은 병약한 사람을,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천재는 바보를, 권력을 가진 자는 권력이 없는 자를, 성공한 자는 실패한 자들을
지켜주고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사회정의가 미국의 자본주의를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 우리 한국은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로 빈부의 격차가 점점 커져감에 따라 자본주의에 대하여 증오심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조지프 슘페터의 말대로 이 제도를
타도해서 행복해질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자본주의의 위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본능적
욕구만 추구하는 천민적 원시 자본주의 정신에서 빨리 벗어나야 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정의를 최우선 가치로 자리매김하는 가치관이 확립되어야 하며
정부는 부자 때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미국과 같이 기부문화가 활성화 되도록 사회 분위기를 진작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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