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도시개발공사의 설립을 민선3기를 마무리하는 최대 현안으로 간주하고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김동식 시장은 공식 석상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사우지구 이익금을 거론하며 운영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관련 조례 심의를 벌이고 있는 시의회에도 연간 수십억원 흑자를 올렸다는 타 지역 공사의 손익계산서를 참고 자료로 제시했다. 

시가 내세우는 설립의 당위는 명쾌하다. 개발도상에 있는 김포시에 수익 창출의 재료가 풍부하다는 것, 토지개발 위주의 사업은 수익률 변동에 따른 위험요소가 적어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또 이미 추진되고 있는 신도시, 산업단지 등 각종 개발사업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창구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놓고 생각하면 반대할 거리가 없어 보인다. '우리에게 있는 것 해먹자'는데 누가 뭐라 할까. 그러나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지고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돼야 할 일이다. 당장 이익이 눈에 보일 듯 해도 백프로 손해가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의회가 보고서를 설득력있게 꾸미라고 주문하고 여러 사례들을 더 살피라고 당부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공익성이다. 시장의 말대로 탐스런 '과실'에의 유혹은 그 자체로 사업의 동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공기업이 표방하는 바, 과실을 키우고 가공하는 과정, 시민 모두에게 생산물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같이 고민해야 한다. 곧 '어떻게 하면 잘 해먹겠느냐' 하는 점이다.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유행처럼 도시개발공사를 출범시켰지만 수익성도 그렇거니와 특히 공익성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받는 곳은 극히 드물다.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전국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연례적으로 지적되는 사안이 지역적 특성에 부합되는 다양한 사업의 발굴, 지역사회로의 지속적인 개발이익 환원 문제다.  

경기도내 기초단체 중에서는 용인시와 하남시가 개발공사를 운영하고 있다. 미개발 가용 토지의 개발을 주목적으로 지난 99년 공사를 출범시킨 하남시는 김포시와 그 배경이 유사하다. 헌데 연간 1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는 손익계산과 관계없이 하남시민들은 요 몇년 사이 <도시개발공사 정상화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해 공사의 존폐여부를 묻고 있다. 대책위 결성 이전에도 하남 도개공은 주민감사제 시행 후 최초로 주민청구에 의한 감사가 실시돼 경기도와 감사원의 감사를 받은 바 있다.

설립과정에서 민간의 참여부터가 문제가 돼, 방만한 운영, 특혜 의혹, 분양가 과다 산정에 따른 잡음까지, 하남 도개공은 '공기업의 취지에 맞도록 가능한 모든 법적수단을 강구하라'는 감사 내용대로 공기업의 존립 근거와 방식을 역설적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설립과정부터 정상적이지 못하여 사회적 불안를 초래하게 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하남시가 4월에 발표한 대시민 성명의 머릿 문구다. 김포시는 도시개발공사의 장밋빛 청사진만을 제시할 것이 아니다. 이러한 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미리 예측가능한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함께 경주할 때만이 경쟁력 있는 김포시공기업의 탄생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