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작년에 이어 올해도 채널 5번에서 방영되는 <김포문화유적지를 찾아서>를 진행하고 있는데 자주 보다보니 꽤 얼굴이 익숙해졌죠. 주위 사람들은 탈렌트 다됐다, 스타다, 하는 말들도 하던데
A 탈렌트니 스타니 하는 말은 당치도 않고 쑥스럽습니다. 향토사료조사차원에서 자료를 찾고 수집하는 목적이 있는 것이고 이를 계기로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선조들의 생활상을 조명하여 현대 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시작했습니다.
김포의 역사를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은 충 14회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선조들의 숨결이 어린 유적지를 방문할 때마다 이들이 후손을 위하여 피와 땀을 흘렸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한 시절이었지만 우리 선조들이 해학과 여유를 잃지 않았구나 하는 것을 느껴요. 이러한 선조들의 정신은 반드시 우리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포를 찾은 외지인들을 위해 버스안에서 제가 알고있는 김포의 역사를 설명할 때나 TV 녹화 테이프를 틀어줄 때마다 참가자들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수긍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Q 선조들의 생활, 문화를 조명하는 프로가 같은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죠. 이 프로그램이 시청율 상위라는 이야기를 하던데 자료들을 찾고 숙지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A 김포문화유적지를 찾아서가 14회로 종영이 될 즈음에서 후속편으로 선조들의 생활 문화를 소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지난 22일까지 총 47회가 방영이 되었지만 인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격려의 말씀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자료를 숙지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원고를 작성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7, 80대 어르신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는 것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각종 문헌을 찾고 또 찾아서 한편의 원고가 완성되게 됩니다. 선조들의 지혜로움과 과학적인 사고에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첨단화되고 기계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보여져요. 잊혀져 가고 사라져 가고 있는 선조들의 슬기를 계승해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Q 문화알리미 역할에 있어 힘든 점,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
A 제일 먼저 부딪치는 어려움은 바로 예산입니다. 물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의욕만으로는 뜻대로 안되는 것이 문화사업입니다.
92년도에 편찬된 김포군지가 있는데 김포시가 된지가 벌써 8년이 지나지 않았습니까? 김포시에 걸맞은 김포시지를 편찬해보고 싶습니다. 어려운 사업이지만 향토사료의 조사발굴을 통하여 선조들의 생활상들을 광범위하게 수집하여 기록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김포는 한국 농경사회의 전형을 가장 충실하게 보존하고 있습니다.
전국 최초의 쌀 생산지, 5천년 전통을 자랑하는 쌀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해동기에 축 쳐져있는 논흙을 뚝위로 퍼올리는 가래 작업부터 쟁기질, 서레질, 못자리 만들기, 모내기 김매기 등 백번 이상의 손길이 가는 것이 바로 쌀 농사가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쌀농사의 애환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제 소망입니다. 예산을 비롯해 여러 문제로 섣불리 추진을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결실을 맺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Q 김포문화원 사무국장으로 근무한지 오래됐죠. 근무하게 된 동기는
A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은 것 같습니다. 1995년에 기록을 찾고자 문화원을 방문할 때 누군가로부터 사무국장 제의를 받고 무심결에 승낙했습니다. 엊그제 같은데 벌써 11년째라니 세월이 참 빠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걸포동에서 태어나 이사한번 가지 않고 줄곧 살았습니다. 걸포동도 도시화 물결속에서 아파트 개발지에 포함됐죠. 3개월전 사우지구 신일 아파트로 이주했는데 생전 처음 해본 이사였습니다.
이제 오십줄에 들었으니 인생의 가장 왕성한 시기인 사십대를 문화원에서 보냈다 할 수 있습니다. 5, 6, 7, 8대 문화원장을 모시면서 시련도 있었지만 후덕하고 훌륭한 원장님 이하 이사님들을 모시면서 저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이 있지만 그분들이 있었기에 일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대우가 열악해 1년도 채우지 못하는 등 이직이 잦았습니다. 김포문화원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슷한 현상이어서 전국단위 또는 도단위 사무국장 연수를 갈 경우 매년 신임 사무국장의 30% 이상이 바뀔 정도였으니까요.
지금은 어느 문화원에 가든 고참 대우를 해주지만 예우 차원을 떠나 이제는 나이가 꽤 됐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Q 11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
A 여러가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문화원 고유의 업무와 역할이라면 향토사료 연구 및 수집, 지역 문화행사 개최, 문화에 관련된 자료수집, 보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가장 역점을 둔다면 향토사를 조사 발굴을 통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겠지요.
예산 문제로 늘 애로 사항이 많았습니다만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할려고 노력했습니다. 장태남 스님의 범패 CD 발간, 김포의 설화집, 김포팔경을 한국화로 재조명, 김포의 인물지, 장만선생의 낙서집, 김포시 금석문대관 그리고 작년에 발간된 불멸의 중봉 조헌 등은 이러한 결과물들입니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3년 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만든 김포시 금석문대관입니다.
금석문이란 단단한 돌이나 쇠에 글을 새긴 것으로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닌 당내의 역사, 정치, 사상, 철학 등을 기록한 값진 문화유산입니다. 단단한 돌이라 할지라도 마모, 훼손이 심해 판독이 점차 불가능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자료를 수집하고 탁본, 이기, 번역, 교정 등 수십번의 손길을 거쳐 3년간의 노력으로 한권의 책자로 발간될 때가 가장 기뻤습니다. 이를 계기로 전국에 있는 지방문화원에서 금석문 책자를 발간하겠다고 문의를 해왔을 때 그들에게 자문을 해 주었던 것이 가장 보람이 있었고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