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중학교들이 전국을 학군삼아 특별 전형으로 영재와 수재들을 소수 선발하는

김포여중 3학년 방효은 학생이 정부가 학점제로 운영하는 한국과학영재학교(구 부산과학영재고등학교)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8일 오전 학교로 만나러 갔다.

교무실에서 만난 효은양은 '새침할 것'이란 선입견과 달리 느긋한 언행에서 정서적 안정감이 느껴지는 차분한 인상이었다. 특히 초승달 모양의 눈웃음에 순함이 묻어나 귀여웠다.

효은이의 꿈은 수학교수.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교육청이 선발하는 과학영재반을 다니면서 수학을 좋아하는 자신을 발견했단다.
 
"효은이는 중간 기말고사를 보면 전체 과목이 거의 만점인데 특히 수학을 좋아해요. 잘 하는 단계를 넘어 깊이를 즐기는 것 같거든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외곬수인 경향이 흔한데 효은이는 피아노도 잘 치고, 성격이 원만해서 친구 관계가 좋아요. 공부 잘하는 애들하고만 노는 게 아니라 두루 친하게 잘 놀구요". 자리를 함께한 담임 이선영 교사의 평가가 싫지 않은 듯 효은이도 예의 눈웃음으로 대꾸한다. 

이런 효은이의 재능을 일찍 깨우고 가꿔준 분은 따로 있다.
"언니가 저보다 한 살 많거든요. 언니가 네 살때 한글을 뗐는데 저는 세 살에 뗐구요. 언니가 2학년 때 구구단을 외면 저는 1학년 때 외웠거든요". 엄마 허연숙(43세)씨의 남다른 자녀 교육과 열성이 연년생인 두 딸을 한꺼번에 영재로 길렀다. 김포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언니도 어문계열에서 두각을 나타낸단다.

또 있다. 경기과학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같은반 친구 문현경 학생이다. "효은이가 수학을 더 좋아하는 반면 현경이는 과학을 더 잘해요". 학급 성적도 1,2등 다투는 두 학생은 공부할 때는 서로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는 친구이자 교사로 경쟁자 역할을 주고 받으며 진로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효은이는 '끈기와 집중력'을 학교 성적 잘내는 비결로, "나쁜 일은 쉽게 잊고 뭐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성격"을 장점으로, "덜렁거리는 성격"을 단점으로 꼽았다.

"혼자 공부 잘 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것도 알지? 효은이 마음 대신 전해줄께 부모님께 인사해봐."이렇게 말했는데 고개숙인 효은이가 말 없이 눈물을 흘렸다.
"저 때문에 잠도 못 주무시구...." 말로 표현 못한 고마움의 표현이다. 딱히 하고싶은 일이 없다는 효은이는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는 지금이 좋다"고 했다. 합격 전까지는 다니는 학원 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평균 새벽 1시까지 공부했다.

학교 선택 동기를 묻자 "대학 교수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고, 학점을 이수하면 바로 한국과학기술원 등 국가지원 교육기관으로 진로를 정할 수 있어서 사회 진출도 빠르다고 들었어요.  교육비도 1년에 40만원밖에 안든데요" 솔직한 대답에서 효심이 느껴졌다. 손위 언니 말고도 손아래로 중학교 1학년 남동생과 세살박이 동생이 더 있는 효은이가 '부모님의 교육비 부담도 덜고 기대에 보답하려고 더 열심히 공부했어요'란 말을 생략했다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사무실에 돌아오자 곧바로 손전화로 메시지가 왔다.

"저를 지도해주시고, 저를위해 기도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써주실거죠?^^"
"당근, 효은이가 참 이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