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생활체육대회 기간중 사우문화체육광장에는 시내 농·공산품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장터가 마련됐다. 채동철·우인혜씨 부부도 장터 한켠에 직접 농사지은 오미자 열매와 설탕, 꿀에 절여 추출한 원액을 선보였다. 붉은 색깔도 단연 돋보였지만 김포에서 처음보는 생열매에 사람들의 관심도 모였다. 다섯가지 맛(단맛,신맛,쓴맛,짠맛,매운맛)을 지닌놈. 오미자(五味子)란 생열매를 난생 처음봤다.

최근 높아진 참살이에 대한 관심의 밑바탕엔 원재료에 대한 불신도 한 몫하지 싶다.
활짝 웃는 맑은 인상의 젊은 부부가 직접 농사지은 열매라니 우리것이 분명하고 김포에서도 청정 지역으로 손꼽는 하성면 가금리에 농원이 있다니 얼른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 바로 방문 약속을 잡았다.

농원엔 지지대를 칭칭 감고오른 줄기마다 영글게 매달린 붉은 오미자들의 아침 해바라기가 한창이다. 주변 산밭엔 오미자외에도 참깨, 고구마, 호박, 더덕, 무, 배추, 순무 등 먹을거리가 가득하고 농원 가장자리 산자락은 20여개 꿀통들이 차지해서 유기농 먹을거리 터전임을 암시했다. 

토종꿀 채취는 이 농원의 부가 사업이다. 채씨는 아직은 "채취량이 적어서 가족과 친지들이 주로 소비했는데 올해는 소량을 판매했다"며 토종꿀은 "밀랍을 채운 꿀의 색깔이 채취한 꽃의 종류에따라 다른것이 특징"이라며 양봉꿀과의 육안 식별법을 알려줬다. 

"저는 그냥 따라 줄 뿐이에요. 애들 아빠는 봄부터 새벽에 일어나 농원에서 일하다 출근했어요. 천성이 부지런하고 무슨일이던지 끝맺음이 분명해서 저는 남편일이면 무조건 믿고 존중해요. 실망시킨일이 없거던요. 몸은 힘들어도 저는 크리스찬이라  맘은 편안해요"  우인혜씨의 남편에 대한 평은 후하고 신뢰가 깊다.

"지금은 괜찮은데 큰 놈이 어릴 때 심장 수술을 받았거든요. 주말과 휴일만이라도 자연의 기운을 받으며 자라게하고 싶었어요. 애들 데리고 오면 신발 벗고 맘대로 놀게해요" 채씨는 지난여름 아이들을 위해 농장옆으로 흐르는 개울물을 막아 작은 풀장을 만들고 놀다 지치면 쉴수 있도록 손수 원두막도 지었다 '좋은 아빠'노릇의 단면이다. 원두막은 큰 모기장 하나 구해 내걸자 지독한 지난 여름의 열대야 피난처로도 그만이었단다. "아침에 희재한테 기도를 시켰더니 거북이에서 떨어지지 않게해주세요 하더라구요" 거북이는 희재가 풀장에서 타고놀던 튜브모양을 이른 단어다. 아이는 농장에 간다니까 지난 여름 형들과 신나게 놀던 개울 풀장이 먼저 생각났던 것이리라. 충북 출신인 채씨는 공항이 일터다. 채씨가 김포에 집을 마련한 것도 아버님이 작년 여름, 여든네살로 돌아가시기전 아들 집에서 자보고 싶다는 소망을 이뤄드리기위함이었고, 농원을 일구고 묘목 심는 일도 함께할 수 있었다.

"아버님이 오미자 수확을 못보고 돌아가셨어요…. 농원은 아이들 잘키우라는 아버님의 선물로 생각해요". 채씨는 잘익은 열매를 입에 넣으며 내리사랑을 얘기했다.

처가에서 지내며 직장 생활과 학부 공부를 병행하는 아들이 안스러워 안정된 독립(채씨는 서른한살에 대학에 입학해 대학원까지 마쳤다) 을 간절히 바라셨을 아버지 속깊은 배려는 채씨의 정신적 유산으로 되물림 되리라. 

산들농원 오미자는 젊은 부부의 소박하고 건강한 꿈과 아롱다롱 커가는 희승이(열두살, 사우초교) 희찬이(여덟살, 사우초교) 희재(다섯살)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발소리를 거름삼아 해마다 꽃을 피우고 열매 맺고 튼실한 줄기를 뻗어낼 것이다.

*설탕, 꿀 절임 후 원액차를 내릴 수있는 오미자 생열매는 앞으로 일주일간 구입이 가능하다. 말린 열매나 원액은 언제던지 전화로 주문구입할 수 있다. 생열매는 Kg당 1만원. 태양 건조열매는 100g에 7천원. 원액은 1.8리터에 37,000원. 토종꿀은 1.8리터에 25만원. (구입문의 011-2716-4949. 011-225-9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