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금을 불우이웃 돕기 성금과 학교발전기금으로 쾌척한 형제들이 있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하성면 마조리에 사는 박원배 씨(61·사진) 가족.

박씨를 비롯한 3남5녀의 형제들은 올해 1월 아버지(故 박택인씨) 상을 치르고 난 후 남은 조의금 2천만원을 하성초등학교와 하성고등학교에 각각 천만원씩 기부했다. 또, 7월 어머니(故 김동희씨)마저 돌아가시자 슬픔을 추스릴 경황도 없이 경비를 지출하고 남은 돈 2천만원을 금성초등학교 및 하성면사무소에 각각 천만원씩 기탁했다.

"저 혼자만의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온 가족이 모여 함께 결정한 일이었죠. 평소 고향땅에 뭔가 베풀고 싶어하셨던 부모님의 뜻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하성면사무소 앞에서 2대째 '평화만물상회' 철물점을 운영중인 박씨는 "80평생 일만하다 세상을 떠나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말한다.

박씨의 부모님들은 1940년대 고향땅인 하성면 마조리를 떠나 서울에서 정착해 살았다. 그리고 몇 년후 6.25전쟁이 발발하자 피난길에 올라 고향땅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박씨 일가는 그 이후 50년째 같은 자리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

"형제들의 살림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어요. 3남 5녀가 모두 건강히 자라 건실한 가정을 꾸릴수 있었던 건 부모님들에게 고향이란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죠."

박씨는 형편이 허락하는 한 기부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매년 기부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기만 하다고.

하성면사무소는 박씨 일가가 기부한 돈으로 20kg들이 쌀 230포대를 구입해 올 추석 면내 국민기초수급대상자 등 살림살이가 어려운 가구 62가구에 전달할 계획이다.

또한 각 학교들은 박씨의 뜻을 기려 인재 육성을 위한 교재·교구 구입, 장학금 전달, 학교 시설 보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중추절을 앞두고 부모님의 뜻을 이은 박씨 형제자매들의 이웃사랑 실천이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지고 있다.

*취재후 확인한 바로는 박원배씨와 시설관리공단 강경구 이사장은 처남, 매부지간인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