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조류보호협회중앙회(이사장 윤순영)가 습지지정과 관련해 주민설명회 개최를 촉구하는 공문을 시의회에 발송하면서 예총산하단체의 명의를 임의로 도용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야조협은 지난 22일자 시의회에 보낸 공문에서 "지난 7월21일 여성회관에서 개최하려던 주민설명회가 무산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한강하구 습지지정 찬반을 떠나 양심의 소리에 따라 본단체들의 의사를 전달하게 됐다"며 "환경부와 김포시, 김포시의회가 적극적인 자세로 시민들의 의사를 묻고 수렴해 민주적 행정절차인 주민설명회 개최가 공적인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주민설명회 개최를 촉구했다.

야조협이 주민설명회 개최를 촉구한 공문에는 야조협 중앙회와 용화사, 민주노총 김포시협의회, 김포여성의 전화, 전교조김포지회, 음악협회, 미술협회, 국악협회, 무용협회, 야조협김포지회 등 시내 10개 단체명과 대표의 이름이 명기돼있다.

그러나 이들 단체 가운데 음악협회와 무용협회 등은 공문작성과 발송, 명의사용 과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이번 사태와 무관함을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악협회 측도 설명회 개최에 대한 필요성은 언급했으나 공문발송과 명의사용에 대해서는 동의해 준 바 없다고 부인했다.

또 미술협회의 경우 지부장 개인이 동의는 했지만 공문내용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동의자체도 내용이 드러나지 않는 조건이었다고 밝혀 야조협이 참여단체를 부풀리기 위해 무리하게 김포예총산하 단체들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김포예총 권운택 지부장은 야조협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조협은 "업무상 착오다. 공문작성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동의를 구하지 못한 것 뿐이다"며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야조협은 지난 6월 습지반대 범시민대책위가 출범할 당시 "35개 참여단체 중 일부는 공적단체이고 그나마 일부는 참석도 안했으며 출범에 동의한 사실도 없다"며 "자기 과시용 세불리기를 한 대책위를 어용단체로 규정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