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청사 앞 집회 도중 이뤄진 김동식 시장(사진)과 주민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김시장이 제시한 세 가지 복안 중에 도로용지를 추가 매입해 주민들이 요구하는 녹지 공간을 확보하는 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김시장은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법 절차대로 진행된 정책을 수정하다보면, 큰 시각으로 시정을 펼치기 어렵다”고 행정책임자로서의 고충을 토로하고 "주민 입장에서 신중하게 검토한 후 최종안을 마련해 통보하겠다. 또한 대안 마련 기간 중 현대건설의 도로공사 강행 중지 직권 여부도 검토 후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민 대표단은 면담에서 "지난 11일 고촌 면사무소에서 가진 4자 면담은 시가 현대건설과 시간을 두고 협의 후 대안을 제시하겠다던 사전 약속을 무시한 채 원안 공사 강행을 통보하는 자리였다”며 “민선자치시대에 주민의 생존보다 우선할 수 있는 불변의 도시계획은 있을 수 없다. 시장이 주민입장에서 상식적인 용기를 보여달라”요구했다. 이와 함께 3m(인도), 5m(녹지)인 원안 수정을 위한 시장의 결단을 촉구하고 “수의입고 공사장에 눕겠다”는 주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 제시를 재촉했다.

주민들은 김시장과 면담 내내 최소한의 생존권 수호 차원의 안정적인 주거환경 보장을 삶의 기본 원칙으로 강조하고 “자본의 편에서 법규를 방패로 시대변화를 읽지 못하는 구태 행정은 냉엄한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며 시장과 건설도시국장의 도식적인 답변에 응수하며 "공무원들의 ‘공부’를 권유하는 등 안일행정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주민들은 특히 “민주자치 시대정신을 자치행정에 과감히 접목해 달라”는 주문과 함께 주민이 납득할 실질적인 협의안 제시를 종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시장은 “첫째는 원안, 둘째는 건설사와 주민간의 절충안 중재, 셋째는 도로용지 추가매입 후 주민들이 요구하는 충분한 녹지공간 제공 검토안을 논의중이었다”며 물밑 대안 마련 작업을 암시했다.

면담을 마친 대표단은 시청사 밖에 대기중이던 주민들에게 “면담 전과정을 녹취한 만큼 시가 제시한 3안에 기대를 갖고 시의 약속을 믿어보자”는 성과를 전달하고 시로부터 최종안이 통보될 때까지 집회시위를 자제키로 협의한 후 해산했다.

시가 주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상 공원부지인 도로계획 연접 사유지를 추가 매입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기부채납 도로의 추가용지 부담금 재원마련과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 절차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