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92년 국가로부터 허가받은 한강골재채취사업은 2002년 시설관리공단에 관리를 위탁해  5차 사업까지 줄곧 동일 사업자와 수의 계약을 체결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시가 6차 사업부지 선정을 위해 제출한 환경성검토 의견서에 대한 한강유역환경청(구경인환경청)과 환경부의 협의 지연으로 3월 재개 예정이던 골재채취 사업도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환경부 협의에 공을 들여온 시는 지난 7월 재해 예방 차원의 하상 준설의 필요성과 환경파괴 저감방안 제안으로 검토서를 보완해 채취량을 56만루배로 제한한 조건부 6차 사업 허가를 받은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허가권을 확보한 시가 이번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기존 업체의 수의 계약 요구에 대한 항간의 특혜시비를 일소하고 적법 절차를 이행하겠다며 공개경쟁 입찰 방침을 통보하자, 업체 주변에선 이권을 노린 역특혜의혹을 제기하는 등 각종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6차 사업예정부지 인근에 바지선을 비롯한 반출로 확보 등 관련 시설 존치)와 공단의 갈등은 사업자와의 '골재채취법' 28조 '허가우선순위' 조항에 대한 유권해석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5차 사업을 완료한 (주)삼향 대표 박 모씨는 "시가 지난 10여년 동안 수의 계약으로 사업을 추진해왔으면서 별안간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스스로 범법을 인정하는 행위"라며  "루배당 3,800원에 출고되는 골재 반출 전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돼 시는 돈만 셌다. 사업장 가동을 위해 투자한 10억여원의 투자 자금을 차치해도 겨우 사업이 정상 괘도에 올랐는데 8개월간 중단된 사업 손실 만회 기회까지 차단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박씨는 수의 계약 적법성을 입증하는 골재채취법 조항을 공단에 제시하며 "특혜 시비를 빌미로 선수들과의 들러리 경쟁을 요구할 시는 최종적으로 '계약자 지위 확인'을 요청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혀 법적 대응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씨의 입장을 전해들은 강경구 이사장은 "빠른 사업재개로 건축자재를 원활하게 공급하고 재해 예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자와의 수의계약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기존 사업자의 이의 제기도 상당부분 이해하지만, 관계법이 공개경쟁을 명시하고 있는한 간과할 수 없는 절차여서 사업자 선정권을 시에 재위임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기존의 수의 계약에 의한 사업 유지는 과거 업무 담당자들의 유권 해석상의 차이에서 발생한 오류"라고 해명했다.

강 이사장은 특히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사업경험이 있는 사업자로 응찰 자격을 제한하기 위한 사업자선정위원회를 구성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쟁시킨다는 것이 공단의 기본 방침이었다"며 항간의 루머들을 일축했다.

아울러 "기존 사업자가 제기한 수의계약 타당성 검증을 위한 유권해석을 위해 9일, 변호사의 자문을 받기로 예약했다"며 기존 사업자와의 입장 차이를 확인시켰다.

골재채취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일각에선 '선거를 앞두고 관급 이권사업 계약에 눈독들인 중간 부로커들이 난립하고 있다'거나, 이권 청탁에 몰린 모 퇴직 공무원의 입김이 수의계약 대신 공개경쟁 입찰을 부추겼다'느니, '기존 사업자를 떨궈내려는 공단내 실세의 계략이 작용한다'는 등의 각종 루머가 자칫 어렵게 확보한 골재채취권을 유기당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골재채취법' 제28조 '허가우선순위' 조항은 "~중략, 허가 신청인중 허가 신청 구역의 연접지역에 이미 골재를 채취하고 있는 자가 있는 경우에는 골재의 수송능력, 투입된 시설, 장비에 따른 골재채취능력 및 환경보호대책능력 등이 우수하다고 인정되는자를 다른 사람에 우선하며 허가할 수 있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 조항에 대해 기존 사업자는 '경쟁 업체가 계약을 요청할 시 시가 직권으로 기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수행해 온 사업자와의 재계약 가능 조항으로 해석하는 반면, 시로부터 사업자 선정 권한을 부여받은 공단 측은, 국가가 허가하는 사업을 자치단체장이 허가 받은 상황으로 해석, 시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은 사업자에게 적용하는 조항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동일 법률에 대한 상반된 해석상의 차이는 시 고문 변호사의 유권해석으로 판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문 변호사가 공단 측 해석에 손을 들어주고, 기존 사업자가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1년 단위 환경부 협의 사업인 골재채취 사업은 더 이상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환경부가 추진중인 습지 지정 움직임과 맞물려 더 이상 시직영 수익사업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