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팀은 시립도서관내 문화의집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매월 넷째주 토요일을 활용해 우리지역 문화유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 제공 목적으로 시작했는데 참가 신청 경쟁이 치열한 인기 상품으로 자리잡아 2기를 맞았다고 했다.

오늘 출발하는 두 개팀(30명) 중 고학년은 강화로 저학년은 김포로 나눠 출발했다. 기자는 저학년들과 동행했다.

일행은 유지만 전 문화원장을 해설사로 초빙해 문화의집 기획위원인 유영주, 신명순 선생님이 안내를 맡아 양촌면 오라니 3.1만세운동 기념탑 묵념을 시작으로 덕포진 교육박물관~덕포진~손돌공 묘~통진읍 가현리 니탄 출토지~ 고정리 조씨 정려각과 고인돌~한재당~애기봉~감바위까지 김포 반도를 한바퀴 돌아 유적지의 유래와 배경을 설명듣고 살폈다.

오라니 3.1만세운동 기념탑에서는 일제강점기의 억압과 수탈에 항거하던 그날의 만세 운동을 실감하긴 어려워도  3월23일 오라니 장날을 기해 손에 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일제의 총칼 앞에서 독립 만세로 항거했던 조상들의 얘기를 들었다. 독립군 위령탑에 음각으로 4궤의 위치를 다르게 새긴 3개의 태극기는 사료 고증을 거친 근대 태극기의 변천사라는 것을 확인한 것은 소득이었다.

시민들이 반복해서 찾게하려면 체계적인 관리와 기획을 통한 프로그램 개발 등 열악한 사설의 운영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아쉬움은 여전했다.

박물관 뒷길로 이어진 덕포진은 언제나 처럼 고즈넉한 정취의 아름다운(?) 유적지.
온통 푸르름에 뒤덮인 초록 능선 위로 가늘게 난 황톳길을 따라 줄지어 걸어가는 아이들의 모습과 안개에 휩싸인 염하는 카메라 앵글 속에서 더 아름다웠다.

불과 120여년 전 선조들은 이렇듯 고요하고 호젓한 해안으로 진격해오는 외침을 막기 위해 진지를 구축하고 포탄을 쏘며 저항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 풍경이다. 드높게 해안을 경계하며 시야를 막아선 전쟁의 생채기 철조망만 없다면 해안을 낀 아늑한 덕포진은 가족들의 소풍과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추천해도 손색없는 관광지의 면모를 갖춘 곳이다.  

누명의 죽임을 앞에 두고도 절대 권력에 충성한 뱃사공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왕의 불신과 무지로 목이 잘릴 처지에서도 나랏님의 안위를 걱정한 손돌의 충정을 아이들은 그저 "억울하고, 불쌍한 할아버지 얘기"로 해석한다.

무모한 권력의 때 늦은 참회와 일개 뱃사공의 한 (참수당한 음력 10월20일 경의 혹한을  손돌추위, 그 때의 참바람을 손돌바람이라 이른다)을 대치한 손돌의 전설은 이채롭다.

지난 5월 한재 이목 선생 차례 행사 때 유지만 전문화원장의 '전설 속 손돌 대신 한재 이목선생을 김포 3얼에 포함시키자'던 제안을 상기하니 '김포3얼'에 손돌을 포함시킨 배경에도 궁금증이 생겼다. 죽음으로 어명을 받든 손돌의 한을 김포의 얼로 추앙하려는 뜻은 아닌지….

손돌목으로 지칭되는 염하의 협곡은 조수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특성상  물길을 잘 알지 못하는 배들이 화를 당하기 십상인 곶으로 우리 군에겐 작전상의 요충지임이 지도로 보니 확연하다.

손돌공 얘기를 주고받으며 덕포진을 돌아나와 바닷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식당 주인의 빙과 선물로 몸을 식힌 일행은 다음 행선지인 통진읍 가현리 이탄 출토 현장으로 출발했다. 48국도변에 세운 빌보드 안내판을 따라가 멈춘 들판의 초록 융단에서도 훅~열기가 끼쳐왔다. 목을 타고 흘러 내리는 땀에 젖는 아이들의 옷에 불어보는 부채 바람이 무색하다.

"이 논바닥을 1m만 파면 검은 토탄이 나오는데, 한 때는 이걸 파서 겨울 땔감으로 썼어요. 그 토탄에서 볍씨도 나오고 낱알을 추수하던 돌칼도 나왔지. 기원전 2000년 청동기 시대에 이곳에서 우리 조상들이 쌀농사를 지으면서 살았다는 증거야." "ㅠㅠㅠ 더워요."

"설명을 더 잘 이해하고 실감할 수 있도록 이탄층 모형을 보여주면 좋을텐데, 표본 지층과 이탄층 장소임을 알리는 안내판을 세우면 좋을텐데 건의해도 소용없네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고정리 조씨네 정려각과 김포에 산재한 많은 고인돌 중 유일하게 지방기념물 91호로 지정돼 안내판이 있고 경계철책의 보호를 받고있는 고정리 고인돌을 찾았다.

이곳에서도 양촌면 마산리 일대에 방치된 성혈이 선명하고 웅장한 형태의 고인돌군과 운양동 민가 주춧돌 고인돌 방치에 대한 문화재 관리 부실의 안타까움을 토로하긴 마찬가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