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는 21일 10시 여성회관 강당에서 실시 예정이던 설명회 저지를 위해 강당과 단상을 미리 점거하고 "주민 의사를 무시한 환경부의 일방적인 습지 지정 정책은 독재의 잔재"라며 설명회는 법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수순이라고 규탄했다.

환경부 관계자들과 이재동 부시장 등은 대책위와 주민들에게 설명회 개최의 타당성을 설명하며 "습지 지정은 김포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득했으나, '반대 원칙'을 대안으로 내건 대책위와 주민들을 설득하긴 역부족이었다.

대책위 조형묵 상임대표는 "설명회는 습지 지정을 위한 수순 밟기다. 국민 참여를 국정 목표로 정한 정부가 해당 자치단체의 시민 대표인 시의회가 원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행정 행위를 자행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포기다"며 설명회 진행 저지의 당위를 설명했다.

이중택 공동 대표도 "2m이상 높아진 한강 하상 준설로 홍수 등 재해를 예방하는 것이 습지 보존의 근본 대책이다. 정부는 강 건너 자유로 처럼 강변 도로를 확장해 제방 보강 정책을 시행 해야 할 것"이라며 "부처간의 정책 선점 경쟁 피해자가 김포시가 될 수 없다"는 반대 이유를 부연했다.

주민들은 "지금도 습지는 잘 보호되고 있다. 군사시설보호법으로 잘 보존된 습지를 왜 또 규제법으로 묶느냐. 통일돼도 없어지지 않을 습지법이 지역 발전을 가로막을 규제법이 될 것이 뻔하다. 더 이상 속지 않는다"고 각각 설명회 반대 사유를 외치며 진행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대책위 관계자들이 대부분인 설명회장에 입장해 있던 찬성 단체인 야생조류보호협회와 용화사 석지관 주지 사이에 실력행사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이 여러차례 반복됐다.

대책위와 주민들로부터 원색적인 인격비하성 발언의 힐난을 감수하며 끈질기게 설명회 개최를 주장하던 석 주지는 설명회장 밖으로 끌어내려던 윤문수 시의원과의 실랑이 끝에 의자 밑에 드러누워 우리병원으로 이송됐다.

한편 환경부는 범시민대책위와 협의해 추후 일정을 잡겠다고 밝히고 주민설명회 무산을 선언했으나 범시민대책위는 반대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협의자체가 이루어질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