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트를 맡은지 얼마나 됐습니까?"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사흘 째인 6일. 경제교통국 지역경제과 소관 심의에서 윤문수 의원의 도발적인 질문이 신광철 국장에게 향하자 의원들의 입가에 '실소(失笑)'가 달렸다.

"… 3년 됐습니다."

"3년 동안 지역경제가 피폐해진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잠이 안 올 것 같은데."

질의인지 질타인지 모를, 윤 의원은 장광설을 풀어 놓았다.
"거시경제 차원이 아니라 미시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실물 경제를 파악하는 용역을 준 적은?", "중소기업의 규제 개혁, 혁파를 위한 어떤 대책을 세웠느냐." "경제를 보는 마인드가 틀렸다."

그러나 신 국장은 때아닌 '경제 토론'에 별로 황망해하는 기색도 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발전적인 측면에서 미래지향적인 질의를 하신 것으로 이해를 하고… 무엇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는다면 구체적이지는 못하겠지만 제도적인 범위와 현실 여건에 맞춰… 의원님의 고견을 듣고 해 나가겠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보다 더 세세한 답변을 원하실지 모르겠지만… 우리시는 소비자정보센터에서 567개 생필품목의 물가 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며… 물가까지 관심을 써 주셔서 고맙다."
"전자상거래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고, 기업지원팀도 신설했다… 의원님이 시간이 된다면 보고드리겠다."
"…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마인드가 틀렸다는 말은 앞으로 잘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겠다."

당대의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는 검투의 경험을 병법으로 기록한 '고린쇼(五倫書)'에서 '빠르고 강한 것이 오히려 대결에서의 흐름을 놓칠 때가 있'음을 설파하고 있다.

신 국장의 대응은 무사시 말년의 '무딘 칼날의 명검(名劍)'을 상기시키는, 완벽한 선방(善防)이었다.

준비를 얼마나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뜸 '세미나를 해보자'고 달려든 윤 의원은 이날 본전이나 제대로 찾았는지 모르겠다. 기자의 관전 소감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