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지나 여름궁전의 백미라는 분수 광장으로 향했다. 이 분수는 낙차를 이용하여 그 압력으로 솟아오르게 한 것인데 최대 20m까지 솟아 올랐다. 분수는 장관이었다. 핵심 분수는 삼손이 사자의 입을 찢고 있는 조각상 이었고 이를 중심으로 수개의 황금빛 조각상이 분수를 뿜어 올리고 있었으며 1km 남짓한 분수 개천에는 사자 두상을 한 조각이 양측에서 물을 내 뿜고 있었고 그 길을 따라 가면 수평선이 보이는 핀란드만과 맞닿아 있었다. 또한 양 옆의 숲에는 각종 조각상들이 대화하듯 놓여 있었고 아름드리 나무에서는 새들이 노래하고 있었다.

실로 기가막힐 정도로 잘 꾸며진 공원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황제가 만든 것이라 생각하니 입맛이 썻?. 얼마나 많은 예술가와 백성들이 이 궁전을 꾸미기 위해 혹사 당하고 착취 당했을까를 생각하니 인민들의 원성이 들리는 듯 했고 짜르 황제에 이르기까지 이 궁전을 근엄하게 거닐며 인민 위에 군림 했을 것을 생각하니 그를 몰아낸 혁명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문화 유산이라는 것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절대 권력자가 백성들을 수탈하면서 그 피로 만든 것들이 대부분이다. 만리장성, 앙코르 왓, 마야, 잉카 등등이 모두 그렇다. 또한 가장 비난 받는 스탈린도 러시아의 자랑인 지하철을 만들었으니 이를 어찌 해석해야 하는 걸까?

일행은 여름 궁전을 나와 이삭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 표면엔 기둥 한개가 140ton에 이르는 돌기둥 6개가 지붕을 바치고 있었는데 이는 모두 핀란드에서 가져 온 것들 이었으며 황금 빛 돔은 황금 100kg을 녹여서 칠한 것이라니 당시 러시아의 국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

-세르게이 알렉스비치 교수의 특강
일행은 시내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 예정되어 있는 세미나를 위해 호텔로 돌아왔다.
이날 세미나는 오후 2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실시되었는데 박승동 회장의 인사말과 이용준 의회의장의 ‘러시아 전승 60주년과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전망’에 대한 주제 발표, 박재근 자문위원의 ‘고르바쵸프의 개혁 개방이 미친 영향’에 대한 발표 그리고 국립 러시아 게르친대학 국제정치학부 학장인 세르게이 알렉스비치 박사의 ‘러시아에 있어서의 한반도의 의미’라는 특강이 실시 됐다. 이날 통역은 노무현 대통령 방러시 통역을 했던 김환씨가 했다.

이날 발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박승동 회장
금년에 임기가 끝나는 위원들의 그동안 노고에 대해 감사한다. 일부에서는 임기 말에 사회주의 탐방을 실시하는 것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우리의 통일운동은 평통위원을 그만둔다고 멈추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환경과 여건 속에서 죽을 때까지 지속하는 것이다.

우리가 약간의 시비 보조를 받아 이러한 탐방을 실시하는 것을 마치 세금을 축내는 것처럼 보는 시각도 있으나 그것은 그들이 평통의 역할과 위원들의 활동 사항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자기 시간을 내고 자기 돈을 내면서 이러한 봉사를 실시하라고 하면 얼마나 참여할지 의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소아적 시각에 마음 상해하지 말고 대국적 견지에서 누군가는 해야할 통일운동의 선도자라는 사명감을 갖고 앞으로도 적극 참여하고 지원하고 실천해 달라.
.평통은 앞으로도 각 학교 순회교육, 북한 바로알기 통일 한마당 시민대회, 북한동포 돕기 바자회, 평화통일 이념 교육, 통일 일꾼 양성을 위한 평통위원 세미나 및 토의, 북한 방문 사업, 사회주의 국가 탐방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언젠가 다가올 통일 조국의 미래에 대비할 것이다.

 -이용준 의회의장
 러시아 전승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이 정상회담 갖는다.
 북한 핵무기 실험이 노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안보리 회부 운운, 북한 제재 목소리 높다. 이러한 때 후진타오 주석에게 한반도 심각성을 주지시킬 필요 있다. 중국의 입장은 한반도 비핵화, 대화통한 평화적 해결, 북체제 안전보장. 중국은 미국이 대만문제 불개입 조건으로 북핵카드 활용 가능. 지난해 6월이후 6자회담 중단 상태. 중국이 영향력 행사로 북한이 6자회담 복귀토록 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 등등.

 -박재근 자문위원
 .1917년 볼세비키 혁명과 소비에트 정권 수립 과정 설명
 .스타린 시대의 쏘련과 세계공산주의의 팽창
 .고르바쵸프 시대의 세계정세
 .고르바쵸프의 경제 개혁과 사회 변화
 .러시아 연방의 출범
 .소련의 몰락과 한반도 정세 등등.

-세르게이 알렉스비치 교수
 .한반도는 러시아의 이웃으로 중요성 증대
 .러시아는 독립한지 15년된 국가
 .북한 정권 수립에 과거 쏘련이 연루된 것 사실, 북한 독자노선 걸으면서 영향력 약화
 .80년대 후반부터 남한 발전상에 쏘련은 남한의 중요성 인식
 .91년 쏘련 붕괴 후 남한 인정하고 국교 수립
 .러시아의 한반도 관계는 1단계로 북한 군사원조 중단, 경제원조 미약
 .쏘련과 맺은 조약 효력없다고 공표
 .가능성 있는 남한과 관계개선 그러나 90년대엔 양국이 서로 어려워 교류 미약
 .98년 북한 핵문제 대두, 그러나 러시아는 북한에 영향력 행사 못함
 .따라서 북한 무시했던 정책 바꾸고 남북과 관계 가짐
 .푸틴-김정일 회담후 북에 대해 독립국가 인정 그러나 군사원조는 배제
 .쏘련당시 북한에 핵무기 있다는 것 알았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대했다.여기에는 핵 기술을 제공한 것이 쏘련이기 때문에 더 그랬다.
 .러시아는 북한 비핵화지지. 한반도 핵 전쟁시 러시아까지 영향 미치기 때문
 .6자회담 후 한-러 새로운 관계 되었다
 .북핵에 대해 러시아 입장에서는 원인제공자로서 왈가왈부할 입장은 못된다
 .푸틴은 러시아가 쏘련 잔재를 청산 하였고 분열분위기가 사라졌으며 정치,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발표했다.
 .90년대의 러시아와 지금의 러시아는 다르다.
 .앞으로 한국과 러시아는 중요한 이웃이 될 것이다. 예로 90년대 한국의 많은 학생들이 이곳에서 공부 하였고 지금도 그렇다. 그들이 귀국하여 일 할 때 상호관계는 더욱 좋아질 것이다
 .러시아에 있어서 한국은 아주 중요한 이웃이며 함께 가야할 동반자다. 등등.

 2시간 30분동안의 세미나는 진지하고 열기가 가득했다. 상호 질의응답을 통해 나름대로의 한반도 정세와 통일문제를 설명하기도 했고 조국의 미래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러시아의 오늘을 이야기하며 공산주의의 모순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고 북한체제의 미래에 대해 우리의 대비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분명 러시아 탐방은 동행한 모두에게 소중한 경험이었으며 앞으로 평화통일 전도사로서의 활동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