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관내 초등학교 교장들이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간담회 자리에서 김동식 시장에게 갖가지 현안사안들을 봇물처럼 쏟아내며 해결 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교육현장의 열악함이야 일선에 있는 교육관계자들이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왠만큼 수긍할 일이다.

더욱이 학교 살림을 도맡아 운영하고 있는 일선 학교장들 입장에서 본다면 모처럼 마련된 시장과의 간담회가 어려운 살림살이의 행·재정적 지원을 요청할 수있는 절호의 기회였을 수도 있다.

이날 간담회도 예전과 다르지 않아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통학버스 운행 등 학교마다 걸려있는 현안문제를 김시장에게 토로했다고 한다. 아쉬운 점은 문제해결의 열쇠를 시에서 찾고 있는 일선 학교장들의 관점이다.

학교장들은 시의 예산지원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이날 김시장에게 쏟아낸 그 많은 건의내용도 예산지원이 수반되어야만 해결이 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선출직인 김시장으로서는 모든 건의 내용을 다 해결해주고 싶었겠지만 그렇지 못한 내용도 있어 안타까워 했다는 후문이다. 오죽하면 자리를 함께 했던 김동호 교육장이 하드웨어적인 것보다는 소프트웨어쪽에 관심을 갖자고 우회적인 표현을 써가며 분위기를 바꿨을 정도다.

사실 김포시는 김동식 시장 취임 이후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교육관련 분야에 45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을 쏟아부으며 교육환경 개선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 냈다. 이는 재정자립도를 기준으로 도내 31개 시군중 네번째 순위에 오를 정도로 많은 지원규모다. 시는 올해에도 28억여원의 예산을 교육환경개선 사업에 지원했거나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련된 간담회였으니 김시장을 향해 쏟아내는 학교장들의 예산지원 요청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뜻있는 일선 교사들은 "일부지만 몇몇 학교들이 풀리지 않는 현안을 상위기관인 교육청과 머리를 맞대고 풀기보다는 좀더 쉬운쪽에서 찾고 있다"며 시에 해바라기 하고 있는 교육현실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교사들은 특히 인맥을 동원한 로비의 영향으로 특정 학교에 예산이 집중 지원되고 학교간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는 것을 염려하고 있으며 이를 학교장의 능력으로 평가하는 교육계의 오랜 관행을 경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로부터 지원되는 예산의 대부분이 학생들의 인성교육이나 특성화 교육에 맞춰지지 않고 외부로부터의 평가의 기준이 되는 외형적 팽창에만 한정돼 사용되는 것에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고민한다.

재직중 가시적인 성과를 돌출해내야 하는 현직 교장들의 애로를 이해하면서도 거시적인 차원의 학교운영이 필요하다는 안팎의 지적은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학교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김포시의 지원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이 예산을 보다 대의 있고 요긴하게 사용할 수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일선 학교장들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