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발발 55년이 되었다.  2세대를 뛰어넘은 참으로 멀고먼 세월이다. 그때의 참전 국민들은 서서히 잠들어 갔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사회일선에서 은퇴한 세대들이다. 김포시민은 이 땅에 유일하게 이북과 대치된 접경지대의 한 부분에 살고있다.  아직도 굳게 쳐진 철조망을 보면서 숱한 수난의 역사 속에 신음해온 분열된 조국을 생각하면서 한민족의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3년 1개월에 걸친 동족 상잔의 6,25 전쟁은 남·북한의 전 국토를 폐허화했고, 우리민족은 사망:570000여명, 부상:950000여명,  실종:460000여명이라는 엄청난 인명피해를 입었으며 참전한 외국의 병력에까지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6,25 전쟁은 그밖에도 약 20만 명의 전쟁 미망인과 10만 명이 넘는 전쟁 고아를 만들었다. 그리고 45%에 이르는 공업 시설이 파괴되어 경제적, 사회적 암흑기를 초래했다. 뿐만 아니라 전쟁 중에 밀어닥친 온갖 외래 풍조는 혼란한 사회에서 잘못 소화되어 미풍 양속을 그르치는 예가 많았다.

그리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직 자유와 평화를 찾아 월남한 300만 북한 동포의 필사적인 탈출이 자유의 소중함을 역력히 보여 주었다. 이제 다시 동족끼리 서로 싸우는 비극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유비무환의 정신과 국력을 길러야 한다.

그런데 이런 변화와 풍요의 물결 속에 슬프게도 6,25의 교훈을 잊어 가고 있는 것이다.  접경지대에 살고 있는 우리 김포만이 강변에 둘러 쳐진 철조망과 벙커시설이 전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아직도 전장에 징발된 된 산야는 군사보호구역이라는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다.

작은 땅덩어리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 지형적으로 해양과 대륙의 중간에 처해있어 강대국들의 야망을 채우는 들러리 역할만 해온 슬픈 역사의 주인공들에게  6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산업개발은 오늘날 우리에게 세계11대 교역국이 되게 했고 세계최대의 IT강국이 되었으며, 조선, 자동차 분야에는 정상을 달리고 있고 황우석 교수의 생명과학(줄기세포)은 인간생명의 새로운 기원을 세웠다.

이제 국운이 성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20년이 국운이 가장 왕성 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그 기회는 우리를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며 그것에는 일출 월장하는 중국이 일등공신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역사에 전무후무했던 국운이 번성하는 중대한 기회에  민주주의 사상과 자유와 평화를 지켜내지 못하고 오만에 빠지면 어떤 역사의 비운을 반복할지 모른다. 누구나 전쟁을 싫어하고 평화를 사랑하지만 그러나 평화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땅을 지켜낸 6.25의 교훈을 되새기고 영령들에게 감사해야 하며 황우석 교수의 말처럼 "과학은 세계가 공유할 수밖에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 는 뜨거운 애국심과 유비무환의 국력만이 그것을 성취하게 될  것이다.

 6월이여, 임들이시여

           글쓴이/소리꾼(박상희)

임께서 깨어날 줄 모르는
깊은 잠에 드시던 그 날
조국의 산하는 강물대신 핏물이
질펀하게 넘쳐흘렀겠지요

푸른 들판에 흩어지는 파편은
풀잎의 마지막 숨결마저
앗아가 버리더니

임들의 청춘은
비처럼 쏟아지는 파편에
쪼개지고 갈라지고 조각이 났습니다

살고자 하는 욕심마저 불살라
조국 앞에 몸 던졌으니

임들의 청춘 싸늘히 식어 가는 모습
견디다 못해 두 눈 가리면서
산하도 울고

산천의 초목마저
파르르 잎새를 떨며
울어버리던 그 날

긴 세월 지난 지금
임들의 넋은 꽃이 되고 풀이되어
새롭게 피어나고 돋아나건만

살아서 꿈틀대던 심장과
어머니를 그리워하던 모습으로 가득 찼던
그 얼굴은 어느 골짜기에 드러누워

불러도 소리 감추고
흔들어도 깨어날 줄도 모르는
긴 잠에 드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