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가 공장설립 추진 과정과 주민간의 오해에 대해 구구하게 해명을 이어가자 어르신은  "당신도 아이 키우며 늙을 것 아니야. 이렇게 노인들이 많고, 청정한 동네 입구에 냄새나는 공장 지어 끼리끼리만 잘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면 못써. 거짓말은 듣기 싫어. 다른 얘기는 할 필요 없어. 아, 주민들이 다 반대하잖아"라며 주민들의 공감 박수를 유도했다.

어르신의 발언은 점심 식사 중에도 서로의 오해를 풀지 못해 고성으로 감정섞인 불만과 갈등을 표출하던 주민간의 갈등을 완화시키는 촉매가 됐다.
주민 연명을 받아 시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줄곧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주민과 전 이장, 자리를 마련한 현 이장과 주민간의 이해 상충을 일거에 잠재우는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랫동안 진정한 마음의 소통로를 찾지 못해 답답하고 억울했던 주민들은 중구난방으로 결백을 주장하며 김 대표의 해명을 추궁하자 김상기 어르신이 다시 나섰다.

"더 말할 필요 없어. 주민들은 반대야. 당신, 김우중이처럼 되고 싶어? 애써 벌었으면 양심껏 잘 써야지. 마을 민심을 그깟 돈 몇푼으로 살수 있다고 들면 벌 받아"라며 김 대표의 서울대학교 농대 출신 발언의 꼬리를 자르고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의 비도덕성에 빗대 일침을 가했다.         

이 자리는 마을 이장의 주선으로 2002년부터 마을회관 뒷편 임야 9천여평에 플라스틱 제조 공장 건축을 추진해 온 회사 대표가 "마을회관 증축비와 진입로 확장공사 비용 지원을 미끼로 공장 부지로부터 원거리와 근거리 주민을 이간질해 주민화합을 해쳤다"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회사 대표가 사측 입장을 설명하고 해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동네 어르신의 지기어린 발언은 사람사는 도리를 아우르는 法言이 된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