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신도시 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혼선을 빚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목적으로 구상한 각종 신도시 개발계획이 오히려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다는 역풍까지 맞으며 정부 불신의 단초를 제공했다.

신도시 개발로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강남 아파트 값을 잡겠다던 정부의 호기는 온데 간데 없고 오히려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분양가만 잔뜩 높여 놓자 서민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는 강남을 대체할 신도시를 개발하겠다며 또다시 제3기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이 발표가 있자 전국의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일관성 없는 정책을 비난하고 동맹 휴업까지 불사하며 정부에 조소를 보내고 있다.

수도권에서 제3기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은 안양, 분당, 파주, 용인, 남양주 등이다. 2기 신도시로 각광받으며 기대를 모았던 김포시는 후보에 조차 오르지 못하고 있다.

156만평으로 축소돼 기형적 신도시 개발이 불가피한 김포시가 이번 후보지 거론에서 제외됐다는 자체는 불운이다.

김포신도시는 지난 2003년 5월 정부의 480만평 건설계획 발표 이 후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첨단생태도시(eco tech city) 개발이라는 프리미엄까지 붙어 부동산 전문가들과 투자자들로부터 집중조명을 받았으며 이로 인한 기대심리로 신도시 개발이 본격화 되기도 전에 시내 아파트와 토지가는 한동안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김포신도시 156만평 축소가 발표된 이 후에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부동산 경기는 지역경제와 함께 긴 동면상태로 접어 들었다.

김포시는 정부의 각종 개발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대안 또는 대체지로 늘 가시권에 있었다. 특히 군사보호지역이지만 수도권지역 중 유일하게 개발가능성이 무한하고 서울과 가장 인접한 지역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항상 정부의 관심권 안에 있었다. 그러나 정작 구체적 개발계획이 수립되는 과정에서 김포시는 여전히 들러리 지역으로 취급을 받고 있다. 이번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 후유증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 매일경제가 김포신도시 확대설을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자 지역여론은 술렁거렸다. 기대심리와 피해심리가 동시에 발산된 것이었지만 해프닝으로 끝난 지금 김포시민들은 심한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있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을 때마다 김포신도시를 거론했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많이 남아있다.

상황이 이정도라면 156만평 김포신도시 건설은 의미가 없다. 또 찬성과 반대의 문제도 아니다. 제대로된 김포신도시 건설이 필요할 뿐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설(說)로만 떠돌고 있는 김포신도시 확대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 더이상 군과 여론의 향배를 지켜보며 김포신도시 확대 가능성을 저울질 한다면 과거보다 더큰 저항에 직면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