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한재 이목 선생의 위패를 모신 하성면 가금리 한재당에서 (사)한국차인연합회 회원과 후손 30여명이 경내 차밭에서 채취한 첫잎으로 제다해 송화 다식과 함께 제를 올렸다. 제다 시연은 윤경혁 고문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인오 한서대 교수와 제자들이 맡았다.
 
이날 행사는 한국 차문화를 연구하며 보급해 온 (사)한국차인연합회가  이목 선생이 지은 다부(茶賦)를  재조명하는 차원에서 선생의 후손들과 합의하에 이뤄졌다. 한재당 내에는 협회회원들이 1980년에 보성에서 이식해 재배에 성공한 10여평의 차밭이 있다.

헌다제에 참석한 한재 선생의 후손들과 손민영 다도박물관장은 내년(6월 첫째 일요일) 부터는 이 행사를 지역민들이 함께하는 차 축제로 확대키로 합의했다.

유지만 전 문화원장은 "김포의 3얼로 중봉 조헌, 덕포진, 주사 손돌을 꼽는데 설화속 인물인 손돌 대신 한재 이목으로 바꿔야 한다는 건의를 했지만 시정되지 않고 있다"며 "한재를 알릴 기회가 마땅치않아 안타까웠는데 외지의 차인들이 앞서주시니 부끄럽고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는 특히 "무안군이 '초의생가차'를 상품화 했다는 소식이 있는데 한재차를 김포에 알리는 차원에서라도 헌다제를 지역 축제로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며 다선 한재의 재발견을 반겼다.   

최영성(한국전통문화학교, 철학박사)씨가 쓴 '내 마음의 차로 승화시킨 다부' 라는 논문에 따르면  한재의 집안에서는 "제사 순서상의 撤羹進水(철갱진수:국을 거두고 물을 낸다)를 撤羹進茶(철갱진다:국을 거두고 차를 낸다)로 봉행해 집안이 차와 불가분의 관계였음을 짐작하게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한편 헌다제 이후 일행은 손민영 관장의 안내로 월곶면 개곡리 다도박물관을 견학하고, 팔만대장경 판각지로 알려진 강화 선원사지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떡차를 갈던 용도로 추정되는 차맷돌(차 꽃과 차 나무가 양각과 음각으로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을 살폈다.

한재 이목은 성종2년(1471)에 출생하여 점필제(點畢齊), 김종직(金宗直)에게 학문을 사사했고 연산군1년(1495) 문과에 급제한 수제로 무오사화(戊午士禍)때 28세의 젊은 나이로 화(禍)를 입었다. 차의 찬 성질을 호에 차용할 정도로 차를 몹시 좋아했으며  특히 '茶賦'는 한재의 많은  작품 중 유학과 노장 사상이 잘 어우러진 작품의 진수로 칭송 받고있다. 한재당은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경기도지방기념물 47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