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김포를 방문한 조사팀은 3일 노인회 사무실에서 손효운 회장으로부터 일제 강점기 안성농업학교 재학시절부터 20년간 김포군청 농업직 공무원 생활담을 들었다.

손 회장은 2시간여 동안 해방이 된 해인 1945년 안성농업학교 졸업과 동시에 김포군청 농산과에 발령받아 잠시 근무하다 해방 한 달 전인 7월 일본군 기병으로 징집돼 목포까지 내려가 겪은 패망전 한달 간의 급박했던 영내 생활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징병 기병들의 임시 숙소로 이용하던 목포의 어느 학교는 일체의 외부 정보가 차단된 상태였다. 8월15일 화장실 창문을 통해 일반인으로 부터 일본 천황의 패망 선언 소식을 전해 듣고 "깜박 기절했었다"는 손 회장은 극적으로 살아 고향 김포에 돌아온 과정을 에피소드를 곁들여 담담하게 들려줬다.

손 회장은 이승만 정권 시절 오로지 상명하복에 충실했던 좌충우돌 공무원 생활 중의 일화들도 소개했다.

'가을갈이'가 농사에 좋다는 대통령 명을 하달 받고 12월의 살얼음진 김포가도변 논갈이를 위해  소여물을 달구지에 싣고 새벽 4시 부터 대곶, 월곶, 고촌의 소 3백여 마리를 동원했던 일은 돌이켜보면 "무모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회고했다.

이번 작업은 교육인적자원부 국사편찬위원회가 2013년까지 해방 후의 토지개혁과 소유구조 변화에 초점을 맞춘 근현대사를 재조명 할 목적으로 전국 25개 시군에서 동시 진행 중이다.

최 박사는 "역사가 권력 중심으로 기록돼 왔기 때문에 누락이나 왜곡이 많다. 그래서 그 시대 농지를 기반으로 살아 온 서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기록하는 차원의 작업"이라며 "김포연감 등에 나타난 기록 역사와 더불어 당시 인물들의 체험담 증언 및 사료들을 발굴하면 사실에 더 근접한 역사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팀은 위원회 위원인 유지만 전 문화원장의 안내로 앞으로도 일주일에 1회씩 김포를 찾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