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는 기념물로 지정하고,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해서 보존 가치를 널리 알리고 각종 문화행사를 기획해서 상품으로 활용하는데,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김포에서는 체계적인 지표 조사 한 번 없이 무단 방치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학계가 사료 가치를 인정하는 고인돌들이 신도시 개발 예정지구에도 있습니다. 조사와 보호정책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유지만 전문화원장의 2일 KBS 보도본부 문화팀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이날 탐사는  KBS의 섭외를 받은 '고인돌사랑회(www.igoindol.net)' 이형석 회장의 동행요청으로 별안간 이뤄졌다.

유 전문화원장은 10년 넘게 꾸준히 김포시 운양동, 마산리, 고정리, 시암리, 석모리 등지에 산재한 20여기의 고인돌을 찾아내 선사문화 유적지로써의 김포 정체성을 밝히고 알리는데 주력해 왔다.

이형석 회장은 "선사시대는 부족의 구성원 수가 자산이었기 때문에 여성들이 지도자의 묘에 와서 돌을 파면서 다산을 기원하고, 각종 곡식 종자의 파종기를 가늠하는 별자리를 새겼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성혈을 발견한지 오래지 않아, 학계에서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시내에 산재한 20여기 고인돌 중에서는 통진읍 고정리 지석묘만 유일하게 경기도기념물 91호로 지정돼 있다. 폭3~5미터 크기의 상석에 성혈이 선명하고 굄돌과 막음돌이 흩어지지 않아 비교적 형태가 온전한 양촌면 마산리의 고인돌이 숲에 가려져 접근마저 용이하지 않은 것에 반해 200m 길 건너편 인천 서구 대곡동 지석묘군은 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어 대조적이었다.

유 전 문화원장은 "김포의 고인돌은 염하를 사이에 둔 강화의 고인돌과 형식이 같아 김포 쌀과 함께 김포의 정체성을 살리는 문화유적으로 제격"이라며 원형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행정 절차상 단기간에 문화재 지정이 어렵다면 우선 보호 시설과 안내판이라도 세워서 최소한 도시 개발로 유실되는 피해는 막자는 주장이다. 

가현산을 등지고 사방이 얕으막한 산으로 둘러쌓인 마산리와 대곡동은 최근 구석기 청동기시대 주거지와 유물이 출토돼 발굴 작업이 진행중인 장기동 택지개발 지구와 얕은 구릉 하나를 사이에 둔 위치다.

선사 시대 부족장의 무덤으로 알려진 고인돌은, 장기동의 구석기*청동기 주거지와 유물, 가현리 일대의 토탄층에서 출토된 고대미(古代米)와 함께 선사시대 쌀 경작 문화를 대변하는 완벽한 사료들로 입증된 터라 당국의 통합적인 학술적 재조명이 시급해 보인다.

이날 KBS가 취재한 고인돌 관련 소식은 6월6일 9시 뉴스에 방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