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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져 본 사람들은 행복한 순간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난 후, 그들을 괴롭히는 건 잊고
싶지 않았던 그 기억들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본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합니다. 그 사람과 만나기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
사람과의 기억들을 모두 잊을 수만 있다면.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헤어진 사람에 대한 기억 때문에 가슴이 아파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누군가에 관한 기억을 모두 잊을 수만 있다면, 과연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아니 사랑했었던 두 사람이 있습니다.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렇지만 다른 연인들도
그렇듯이 사소한 말다툼이 잦아지고 그 말다툼은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겨주게 됩니다. 상처를 받은 여자는 남자를 떠나고 홀로 남겨진
남자는 여자를 잊지 못합니다. 여자에게 사과를 하고 다시 시작하려고 여자를 찾아가지만 여자는 남자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게다가 남자 앞에서 새로
사귄 젊은 남자와 스스럼없이 입맞춤을 합니다.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여자를 본 남자는 혼란스러워져 두 사람을 알고 있는 친구들을
찾아갑니다. 너무나 힘들어하는 남자를 본 친구는 말하지 말았어야 할 비밀을 알려줍니다. 남자와 헤어진 여자는 괴로움 때문에 자신의 기억 속에서
남자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을 지워버렸다는 말을 듣고 남자는 배신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자신 역시 여자에 대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 여자가 갔던
병원을 찾아갑니다. 남자는 여자와 관련된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합니다. 그날 밤, 남자는 그동안의 모든 기억들을 지우기 시작합니다.
남자는 정말로 여자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싶었을까요?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들, 영원히 행복할
것만 같았던 날들의 추억이 모두 사라지기를 바랐을까요?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도록 그녀를 잊고 싶었을까요? 사라져가는 기억들을 보면서 남자는
자신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그녀와 함께한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깨닫습니다. 그 순간 남자는 그녀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고 소리치지만 너무 늦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시간은 거꾸로 흘러 그녀에 대한 기억들은 하나씩 사라져가고 남자는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허사입니다. 아침이 밝아오고 남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을 시작합니다.
<이터널 선샤인>은 사랑에 관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가슴 설레는 사랑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행복한 순간들이 모두 지나고 이제는 타인이 되어버린 연인들, 그리고 끝난 사랑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사랑이 끝난 후부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행복한 순간들을 지나 가슴 떨리는 첫 만남의 순간까지.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보여줍니다. 잊고 있었던 기억들, 혹은 잊고 싶은 기억들까지도.
만약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어떤 결정을 내려야할 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정말로 잊고 싶은 기억이 있지만
과연 그 기억을 잊고도 살아갈 수 있을지, 그 기억이야말로 잊고 싶지 않은 기억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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