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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시장님. 풍무동 주민 정왕룡입니다.
오늘 시장님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습니다. 건교부의 신도시 축소 발표로 크게 상심하고 계신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위로의 말씀을 전하면서도 시장님의 대화 기사에 몇가지 안타까움을 느끼는 면이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어찌들으실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번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 시장님께서 신도시 건설을 열망하신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신도시 건설에 대한 시장님의 분명한 뜻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시정의 대표자는 분명하게 자기 비전을 제시해주어야만 합니다. 여러 반대가 있더라도 자기소신이 옳다면 밀고 나가야 하는 면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수용지 주민을 자극하지 않으시려는 의도에서 그러셨는지 ‘국책사업 대세론’에 자신의 뜻을 기대어 함께 가려 하셨습니다. 예전에 시의회 답변
도중 ‘신도시 결정 로비설 번복’의 해프닝도 이러한 맥락의 연장이라고 이해됩니다.
진정 신도시 건설이 김포의 살길이라고 생각하셨다면 돌팔매를 맞더라도 완강하게 수용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사후 대책을 제시하고 공론의
장을 만드셔야 했습니다. 그 반대로 생각하셨다면 중앙정부에 맞서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펼치셔야 했습니다. 하지만 시장님의 진정한 뜻은 ‘은유적
표현’에 파묻혀 버리고 주민들은 극단적 반대론과 암묵적 찬성론으로 양분되어 1년 이상의 세월을 소모해 버렸습니다.
저는 여전히 의문인 게 건교부 자료에 의하면 국방부와 1년 이상 축소 문제를 협의해왔다고 나타나 있는데 시청은 어느 시점에 축소변경 계획을
인지했느냐는 것입니다. 아니 인지여부와 상관없이 그러할 가능성을 미리 예견하고 준비를 할 수 있는 상황대응력이 어느 정도였냐는 데에 궁금증이
몰립니다.
이러한 궁금증 속에 혹시 김선일씨 피살 사건 때 보여준 외교부 라인의 복사판이 김포시청의 행동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시장님의 인터뷰기사를 보면 6월 16일 이전에 감지했다고 하셨는데 안타까운 것은 그러한 흐름에 대해 왜 진작 시민에게 알리고 여론의
힘을 결집하지 못했느냐는 것입니다.
국방부, 건교부, 청와대, 여야 실력자들을 만나려고 동분서주 하셨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그래도 김포시의 대표자인데 문전박대 당하는 장면이
연상되어 화가 나기도 하고 이 땅의 지방분권의 현주소에 비애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제는 그 사람들 만나기 위해 애쓰시기보다 시민 속으로 뛰어들어야 할 때입니다. 건교부 고위관료들의 골프장 언저리를 배회하시기보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이고 시민들의 힘이 어떻게 필요하고 어디에 집중을 해야 할지 알려주시는데 힘을 쏟아야 합니다.
저는 아쉬운 게 건교부 축소계획 발표 직후 시장님께서 수용예정지로 달려가 주민대책위 분들과 나눈 대화를 왜 진작에 자주 갖지 못했는가 하는
사실입니다. 결론이 어떻게 나더라도 자꾸 만나야 하고 현실을 이야기하며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셨어야 합니다.
최초의 신도시 발표 때 제안되었던 범주민대책위나 협의회가 구성되었다면 ‘오늘의 이 사태에 대응하는 파괴력도 달랐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여전히 어쩔 수 없습니다.
시장님.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시장님이 ‘고뇌하는 한 마리 고고한 학’으로 보이기를 원치 않습니다. 진흙탕에서 뒹굴더라도 시민들 속으로 내려오셔야
합니다. 먼저 결단하고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주셔야 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축소 진행되면 난개발이 우려되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네거티브 발언이 아니라 ‘대국민 약속이기 때문에 꼭 원안대로 추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전 시민의 역량을 걸고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적극적인 포지티브식 의지 천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미리부터 경전철, 고속화도로 부분이
부각되어 건교부와 국방부의 기만적 모습과 그들이 저지른 일의 책임성이 가려져 버리면 안됩니다.
지금은 건교부와 국방부를 상대로 ‘대국민 약속이행’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합니다. 저들이 내세우는 어떤 논리도 일반 김포시민이 생각하는
상식 앞에서는 휴지조각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경전철이 확약되면 축소된 계획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라는 발언은 오히려 우리 주민이 또 한차례 구걸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는 전술적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용지 주민들을 적극 설득하고 배려하며 타지역 주민들과 하나로 묶어내는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하셔야 합니다.
저는 시장님께서 반드시 성공한 시장으로서 김포역사의 한 장을 장식하는 분이 되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오늘의 이 위기는 시장님의 역량을
펼쳐 보이실 기회이기도 합니다. 시민들을 믿으시고 분투하셔야 합니다. 실례되는 표현이나 내용이 있었다면 널리 양해해 주시고 신도시 완성의 날
함께 축배를 들게되길 기원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풍무동에서 정왕룡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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