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무동 주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와있고 여론은 폭발직전이다.

지난 98년 본격적인 입주시작과 함께 대표적 난개발지역이라는 달갑지 않은 훈장을 달고 살았던 주민들이 이제는 더 이상 참지 않겠다며 조직적으로 시를 향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실 풍무동 주민들의 분노는 어제 오늘 쌓인 것이 아니다.
원인은 시가 풍무동이 3만 7천여명에 이르는 대단위 인구 밀집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편의시설과 문화적 공간, 교통대책 등 삶의 질 척도를 가늠하는 만족도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 와서 불만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도 요지부동인 시의 태도가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의 불만섞인 탄식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만 하다.

어쩌다가 이지경에 이르렀는가.
시는 젊은층과 이주민의 분포가 높아 화이트칼라 층으로 분류되는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지엽적인 문제라고 변명아닌 변명을 할 것인가. 뚜렷한 설명과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시가 말많은 동네라고 풍무동을 서자 취급하거나 홀대하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행정력을 집중시켜 개선노력을 한 흔적도 보이긴 한다. 다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 때문에 주민들을 향해 자신있게 항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풍무동의 제반문제를 여타지역과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일부의 지적처럼 "다른데는 다 가만있는데 왜 풍무동만 난리냐"는 것에 대해 시가 부화뇌동하여 소극적인 행정을 펼친다면 소아적 발상이다. 상대적 논리는 엄연히 존재한다.

최근에 시를 향한 주민들의 대응전략도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온라인상에서의 집단민원제기다. 시도 버거워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일종의 온라인 데모스트레이션 인 것이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지루한 싸움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그렇다고 풍무동 주민들의 아우성을 집단이기주의로 몰고가는 것은 무리다.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는 우선적으로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물론 여타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장기적인 플랜마련이 고민으로 자리하겠지만 실현 가능한 것부터 실천에 옮겨보자.

주민들도 문제해결의 열쇠를 시장에 대한 불신임과 집단민원제기, 타지역으로의 전출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찾으려고 하지말자. 어떠한 전제도 주민들이 갖고 있는 순수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질 수있는 상황을 염두해 두고 합리적인 자세로 대화에 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