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구체적인 분양계획이 언론을 통해 공표되는 등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중남부지역의 대단위 민간 택지개발사업이 기대와는 달리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고촌면 수기지구와 김포1동 걸포지구만 실질적인 행정절차를 진행 중일 뿐, 사우1,3통과 고촌면 향산리는 수년동안 별다른 진척없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시행사들은 관련법을 근거로 사업진행의 척도인 토지 매입에 길게는 7,8년씩을 투자하지만 진행 상황은 지구별로 편차가 크다. 시행사들은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지주 작업과 수시로 변하는 주변환경 및 관련법으로 인해 사업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지가 상승과 사업자금 회전 악화로 인해 몇 차례씩 좌초 위기를 겪으며 현재에 이르렀지만, 해당지역 주민들과의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시행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지주 작업은 단 시간에 마무리되는 사안이 아니라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는 시세 차익을 이유로 선계약 지주들이 시행사에 계약 파기를 원할 때 발생하는 시행사와 지주간 갈등을 꼽을 수 있다.

둘째는 준공 후 집단 민원을 최소화하려고 승인 조건을 까다롭게 적용하는 승인 관청과 수단을 다해 단위개발계획을 승인을 받고 보려는 업체간의 머리 싸움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개발 차익과 자금 회전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사업자와 도로· 공원· 학교 등 각종 공공 용지 확보율을 강화하려는 관청의 반복된 보완 사항을 이행하다 보면 급변하는 주변상황 여건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포시의 경우 최근 신도시를 비롯한 공영개발 사업의 러시로 인해 지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민간의 개발 의지를 위축시킨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언젠가는 개발이되지 않겠냐. 서울과 가깝고 위치나 주변 환경이 신도시 보다 낫다"는 낙관론과 함께  "신도시 계획에 밀려 늦은 분양이 빛을 볼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일고 있다.

하지만 국도 48호변 고촌 한화아파트 2개동과의 이격 거리 없이 계획된 사업지구 연결도로와 관련해 시행사와 주민들의 갈등이 사업진행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와 도로간 최대 30m 이격 후 수림대 조성을 요구하며 2차례 시행사와 협상을 벌였으나 6.5m를 제안한 시행사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 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합의를 중재중인 시는 주민들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도로선형 변경을 위해서는 도시계획상 인접 공원부지의 용도 변경이 불가피한데 협의 절차가 까다롭고, 그 경우 교차 도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양측간 적정한 타협을 기대하는 시의 바람과 달리 주민들은 계획대로라면 당초 아파트는 준공이 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준공 과정에 의혹을 제기할 기세다. 따라서 현재는 시행사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폭 25m(4차선) 길이 860m로 계획된 위 도로는 시행사가 개설 후 시에 기부체납을 전제로 사업이 승인됐다.

한편 시행사인 조합측은 사업도로 확보를 위해 농업기반공사로부터 사용을 승락받은 사업지구 앞 대보천에 수기지구와 연결되는 교량을 개설, 준공시까지 한시적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이 교량과 300여m 농로를 공사도로로 황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농로는 외곽순환도로 인터체인지 인근 국도 48호와 연결된다. 

시는 승인권자인 도지사로부터 보완 요청된 추가 도로확보와 지구계 변경 검토 과정에서 시행사 측이 "생산 보전녹지를 제척하고 사업규모를 줄여 개발계획을 재 수립 중"이라고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시행사 측은 5월 초 한강유역환경청에 "25만m2 이상 부지에 대해 실시하는 까다로운 환경영향평가 대신 25만m2 이하 부지에 대해 실시하는 사전환경성 검토를 의뢰 했다" 며 "부지가 축소된 만큼 6월 중  배치계획을 재조정해 개발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개발계획 승인 시점에 대해 시행사측은 "민간 개발 승인 절차가 워낙 까다로워 분양시기를 점치기 어렵다"며 일련의 진행과정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시는 사우 안동네로 지칭되는 1,3통  4만2천평 전체를 지구단위개발 사업지구로 묶어  "업체의 2만여평 분할 개발계획이 주변 슬럼화"를 이유로 개발 제안서를 반려한 바 있다.

업체 관계자는 "5월 9일 건교부가 발표한 민간개발사업 지침상 지주동의 2/3 개발제안 조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은 하겠지만 2003년 개발제안 시점보다 턱없이 오른 지가를 감안할 때 개발제안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빈집 철거 작업에 대해서는 "시 청소과에 빈집으로 인한 주변환경 불량 신고민원이 자주 접수돼 명의 이전이 완료된 빈집을 일제 정비 중일 뿐 개발 제안을 위한 절차는 아니다"고 개발 가시화 설을 해명했다. 또 빈집 정리를 위해 매도 후 잔금을 받고도 집을 비우지 않은 채 계약 파기를 요구하는 지주들을 대상으로 '소유권 이전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지주들이 사업자를 고발하고 사업을 막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당분간은 시가 원하는 수준의 개발계획 제안을 위한 구체적인 행절절차 이행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외 지역>
중남부 도시관리지역 지정이 가시화 됨에따라 풍무동 지구단위 개발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21만여평에 달하는 이지역은 난개발 해소라는 시의 이해와 맞물려, 지주들이 조합결성에 나서는 등 움직임이 활발하다. 군인공제조합을 비롯한 여러업체들이 적정한 개발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대한의 보상을 받으려는 일부 지주들의 버티기와 지가상승으로 인한 매매 계약 진척의 냉각이 점쳐지는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이 외에 고촌면 향산리 택지개발사업(9만3천여평에 2,200세대)은 2003년 말 도시개발법을 근거로 시행사인 (주)MG코리아가 개발 면적의 80%의 지주 동의서를 첨부해 개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의 반려 후 현재까지 후속 제안이나 비공식적인 문의조차 없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향산리 일대 택지개발사업 시기도 불투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