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고 무서웠어요"
"세상 한 번 보는 것이 소원일 것 같아요"
"시각 장애인들이 가장 슬플 것 같아요"
"부모님이 고맙고 행복해요"
"처음엔 깜깜해서 무서웠는데 옆에 친구가 있다고 생각하니 괜찮아졌어요"
"말을 하지 못하는 건 답답하지만 보지 못하는 건 무서워요"
"내 눈이 겁나게 소중한 걸 알았어요"
"친구를 믿는 마음이 필요했어요"

안대를 한 어린이는 다른 친구의 안내로 평소 눈으로 보고 느꼈던  교실의 벽과 사물함, 책상, 의자, 각종 학용품들을 손으로만 느껴보는 시각 장애를 체험했다.

이 수업은 여성회관 상담실이 "아동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고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스스로 이해해 긍정적인 자아상 정립, 원만한 친구관계 유지"를 목적으로 학교와 연계해 펼치는 집단상담 교육의 일환이다.

황진순 상담실장은 "수 년간 실시한 부모와 어린이 대상 상담과 교육이 결실을 보고있는 단계"라며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자원상담원들이 예방 차원의 연계 교육 필요성에 공감하고 적극 참여를 희망해서 이뤄진 수업"이라며 무엇보다 학교 관리자들의 깊은 이해로 성사된 지역사회와 학교가 소통하는 의미있는 교육임을 강조했다.

여성회관 상담실은 김포초 8명, 유현초 3명, 옹정초 2명의 상담원을 파견해 10차시로 구성된 아동집단상담(사회성증진프로그램, 자기표현훈련) 프로그램을 각각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은 여성회관에서 100시간 이상 전문 상담원 교육을 이수한 자원상담 교사들이 진행한다.

1,2학기로 나눠 6학년 전체 학생에게 상담교육 기회를 제공한 이의근 교장과 박영준 교감은 "지난해 시범 실시한 교육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교내 폭력 예방과 인성발달에 아주 긍정적인 교육임을 확신했다"며 여성회관 상담실에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프로그램을 도입한 권선란(4-1반 담임) 교사는 "교과에서 채우지 못한 인성교육을 보완하는 좋은 교육이다. 시간이 더할수록 표정이 환해지는 아이들의 변화가 실감났고, 아이들간의 친화력과 이해력이 높아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신기했다"고 평했다.

권 교사는 "분위기가 그러니 집단 따돌림 같은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교과 운영상 교사들에게 다소 부담은 있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숙 상담원은 김포초 6학년 3,4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5차시 '신뢰산책'주제 교육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 버리기와 신뢰가 바탕이된 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상담원은 " 예고 없이 닥치는 사고로 나의 부모님과 친구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며 "장애인을 바로 이해하고 돕는 방법을 알리는데 목표를 둔 수업"이라고 설명했다. "처음 만났을 때 소극적이고 소심한 아이들이 눈 맞춰 친밀감을 표현하고 담임교사나 부모님들로부터 '고맙다' '달라졌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실명대신 '제팔이, 유징, 장갱, 셀라, 헤어디자이너, 루피, 땅콩, 조로, 박주영, 검사, 린, 부처님, 스테파니, 선영, 앤, 거미'라는 친밀한 애칭으로 소통하는 아이들은 "일주일 동안 제일 기다리는 시간"이라며 "장애인을 이해하는 마음을 줬다"고 수업을 평가했다. 

놀이처럼 체험에 임하던 아이들이 "무섭고 두려웠다"는 느낌 뒤 "부모님이 고맙다"고 확인한 건강한 정체성을 오래 간직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