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국회의원이 주최한 '한강하규지역 규제, 이대로 좋은가?' 공청회가 열린 지난 16일 충남 서산·태안 주민들은 천수만 일대 철새 퇴치 운동을 벌이며 고의적으로 자연을 훼손하는 시위를 벌였다.

환경부가 해당 지역을 '자연생태도 1등급' 권역으로 지정하려 하자, 지자체가 추진 중인 '기업도시 웰빙레저단지' 조성이 무산될 것을 염려해서다.

이날 주민들은 서식지를 없애기 위해 갈대숲 1천여평을 불태우고 철새를 쫓기 위해 폭죽까지 터뜨렸다. 또한 추수 후 볏짚 태우기와 논 갈아엎기 등 철새 퇴치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등의 강경 입장도 취했다.

결국, 환경부는 "천수만 A·B 지구 모두를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철새가 1만마리 이상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지역)으로 분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아시아 최대 철새 서식지라는 천수만 훼손과 지자체까지 나선 지역이기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습지보호지역 지정 문제로 찬반 여론이 분분한 가운데 김포는 천수만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단지 개발저해라는 이유만으로 습지지정을 반대한다면 김포 또한 각계로부터 천수만 사태와 같은 비난을 받을 것이다.

천수만 사태는 지역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는 점과 단지 철새가 1만마리 이상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지역이라는 이유로 전지역을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지정하려는 계획에서 기인됐다.

천수만 주민들은 1980년부터 시작된 간척지 사업으로 누적된 피해를 입어 왔으며 최근 기업도시 건설이라는 개발에 걸었던 기대가 무산될 것이라는 상실감을 실력저지로 대응했다.

김포 또한 1950년대 이후부터 중첩된 각종 규제, 신도시 정책오류로 인한 혼란, 각종 도로개발 저해 등으로 무력감에 빠져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환경부가 고촌 수중보부터 월곶까지 전지역을 습지로 지정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다수의 시민들이 환경부 정책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으나 대안없는 반대는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논리적인 반대근거를 제시하고 습지정책에 대한 모순을 찾아내 환경부를 설득해야 한다.

다행히 김포는 습지지정과 관련해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회 및 각종 단체들이 나서 토론회, 공청회, 포럼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

김포의 지역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경부가 일방적으로 습지지정을 추진한다면 제2의 천수만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환경부는 환경보전을 앞세운 일방적인 규제가 오히려 환경보전을 저해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천혜의 자원을 십분 활용하고 그 자원을 통한 사업의 혜택이 지역 주민에게 환원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