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초등학교 어머니회가 찬조금을 교문 앞 교훈비와 교실 창문 브라인드 설치비 등으로 임의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올 3월 부분 개교한 이 학교 어머니회는 총회를 통해 자연석 교훈비 설치안을 의결한 후, 회원 사정에 따라 5만원에서 10만원까지 차등을 둬 행사기금을 모금했다.

어머니회는 모금된 찬조금 8백여만원 중 기탁 예정액 7백만원을 교문 앞에 세운 교훈비와 교실의 창문 브라인드 설치비로 자체 집행해 찬조금 모금 논란을 불러왔다.

위 사업은 어머니회가 신설학교임을 감안해 학교 측에 제안했고, 지난 4월 초 운영위원회가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학교발전기금 관련 조항은 학교발전과 관련된 일체의 금품과 물품은 학교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학교발전기금 회계를 통해 집행토록 명시하고 있다.
 
어머니회 회장 박모씨는 "발전기금 찬조와 찬조금액은 어머니회 총회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교훈비 설치비로 400만원을 지출하고 나머지는 롤 브라인드 설치비로 썼다"며 자체 집행의 불법성 지적에 대해서는 '절차상의 미숙'이라고 해명했다.    
 
이준안 학교운영위원장도 "행정실장이 개인 사정으로 장기간 부재 중이라, 회계 상황을 적법하게 처리할 여건이 아니었다"며 "교훈비와 물품기탁은 운영위원회 승인 사안이고, 집행은 어머니회가 했지만, 통장을 확인한 결과 입출금 내역이 일치했다"며 항간에 일고 있는 강제모금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또 "잔액 100여만원은 바로 학교발전기금 회계로 귀속조치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육청 관계자는 "어떤 명목으로도 학부모로 부터 찬조금을 받을 수 없도록 각급학교와 가정에 통신 지도한 교육청 방침에 어긋난 사례"라고 지적하고 신설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 구성 등 제반 행정 수반 기능이 취약했던 점을 감안해 "운영위원회의 신중하고 투명한 추심 처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학교발전 기금 기탁은 적법 절차를 거치면 누구나 가능하다. 이번 사례는 각급 학교의 학부모 임의단체들이 자발성을 명분으로 의례적으로 갹출하는 각종 찬조금의 임의 집행에 대한 경종으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