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았던 장례식장이 살아돌아오자 인근의 삼성쉐르빌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23일 유영록 김포시장과 면담하는 주민들의 모습.<사진, 영상=최구길 기자>

경매 뒤 철거 된 김포시 풍무동 김포장례식장에 다시 대규모 장례식장이 들어서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장례식장 인근 삼성쉐르빌 아파트 주민 30여 명은 23일 오전 예고 없이 김포시청을 방문해 유영록 시장 면담을 요구했다.

잠시 뒤 시장과의 면담에서 주민들은 "경매로 넘어가 그걸로 끝 난 줄 알았는데 다시 장례식장이 들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장 공사를 중지시키고 주민동의를 받게 해라. 도축장을 이전한다고 공약하고 장례식장은 뭐냐. 혐오시설은 아니지만 기피시설이다. 장례식장이 나중엔 납골당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시장은 "이미 잡혀 있는 일정이 있어 오늘은 우선 말씀을 듣겠다"며 즉답을 피한 뒤 24일 오후 2시 30분에 다시 주민들과 만나기로 했다. 김포시청은 면담 뒤 일단 업체 측에 공사중단을 요청했다.

면담 뒤 시청 담당자들은 "빈소를 (기존 신청한) 12개에서 8개로 줄였고 도로를 넓히는 등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최종 조건부 가결됐다"고 밝혔다.  

또한 "자연녹지이고 장례식장 부지에 인허가를 맞춰 신청해 허가를 안 내줄 수 없었다"며 "(주민동의 등) 조건을 별도로 붙일 수도 없는 사항이고 건축계를 낼 때도 주민동의를 요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포장례식장 부지 등 7,543㎡를 매입한 (주)프리드라이프는 지하1층 지상2층 건물에 빈소 8개, 174면 주차장 규모의 장례식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 계획은 지난해 9월 김포시경관위원회 심의는 원안가결 됐고, 그해 10월 경기도 교통영향평가는 수정의결됐다.

이어 그해 11월 국가지정 문화재 현상변경 조건부 허가를 받았고, 도시계획위원회는 부결, 재심의를 거쳐 지난 1월 11일 최종 조건부 가결 됐다. 당시 도시계획심의위는 진입도로 확장, 차폐조경시설 설치, 빈소 12개를 8개로 축소 등 조건을 달았다.

지난 3월 15일 건축허가를 받은 업체 측은 오는 6월 착공신고를 한 뒤 일년여 간 공사를 거쳐 2017년 6월부터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김포장례식장은 지난 1997년 준공됐으며, 삼성 쉐르빌은 2002년 6월 사용승인이 났다. 또한, 주민들이 이전 민원을 넣고 있는 장례식장 인근의 도축장은 1984년부터 가동됐고, 김포공원묘지는 1971년부터  매장이 시작됐다.   

장례식장 건축을 반대하는 풍무동 삼성쉐르빌 주민들이 예고없이 유영록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실 앞 복도에 모여있다. 이날 급작스런 주민들의 방문에 시장을 만나기 위해 시장실에 온 학생들이 놀라기도 했다. 주민 A씨는 "과장이나 국장과 (공식적으로) 면담한 적은 없다. 미리 말하고 왔으면 만나주겠나?"고 주장했다.

유영록 김포시장과 면담하는 풍무동 삼성쉐르빌 주민들.

공사를 위해 철거 된 김포장례식장 부지의 현재 모습. (주)프리드라이프가 공사 뒤 내년 6월 장례식장을 열 예정이다. <사진제공=진경남>